한국일보

[인터뷰] “한미 관계 심화발전·차세대 육성에 최선 다할 것”

2025-12-02 (화)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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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한인위원회(CKA) 에이브러햄 김 대표
▶ ‘코리아소사이어티’ 역사상 최초의 한인 수장

▶ 내년 1월19일 공식 취임… “한인 역할 확대”
▶ 정치학박사로 외교 정책·리더십 개발 전문가

[인터뷰] “한미 관계 심화발전·차세대 육성에 최선 다할 것”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신임회장으로 선임된 에이브러햄 김 대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한미관계 전문 비영리단체에 최초로 한인 수장이 취임하게 돼 화제다. 전·현직 외교관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외교·경제·문화·교육을 아우르며 한미간 가교역할을 하는 ‘코리아소사이어티(Korea Society)’의 신임회장으로 내년 1월19일 공식 취임하는 에이브러햄 김(54) 박사가 주인공이다. 코리아소사이어티 68년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회장으로 선임된 그는 현재 미 전역을 아우리는 한인 권익신장 단체인‘미주한인위원회(CKA·Council Of Korean Americans)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이기도 한 그가 신임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에는 코리아소사어티 초빙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의 강력 추천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관계 구축을 일관된 가치로 강조하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일문일답.

-임명 소감과 취임 후 목표는

▲미국 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한미관계 전문기관의 다음 회장으로 선임돼 큰 영광이다. 70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처음으로 한인이 이 조직을 이끌게 된 점도 매우 의미가 큰데, 이는 개인적인 의미를 넘어 한미동맹에서 한인들의 역할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한다. 이 중요한 한미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 심화·발전하도록 기반을 다질 것이다. 차세대 지도자들에게도 영감을 줄 수 있도록 말이다. 한미 관계는 오랜 세월 번성해왔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과 이해, 양국의 꾸준한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문화와 기업, 한인사회가 미국 전역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K팝과 한국 문화가 주목받고 있지만, 다음 단계는 결국 ‘사람’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신뢰를 쌓고 교육하며 참여를 이끌어낼 리더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앞으로 70년의 한미 관계를 이끌 인물과 관계를 육성하는 데도 주력할 것이다.

-CKA에서의 경험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나

▲CKA 대표직은 올해 12월31일부로 공식적으로 내려놓고, 내년 1월19일부터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겸 CEO로 새 임기를 시작한다. CKA에서 7년간 활동하며 한인 리더들이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 경영,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는 모습을 직접 보았다. 이들은 한인들이 한인사회뿐 아니라 한미관계의 미래까지 이끌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인 리더들은 양국 간 투자 확대, 창의적 협력, 기술 파트너십 강화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저는 이러한 한인 리더십을 미국·한국의 시민사회, 정부, 비즈니스 공동체와 더불어 한미관계를 지탱하는 ‘세 번째 축’으로 계속 육성하고 조명하고자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왔다. 일관되게 추구한 가치가 있다면.

▲그동안 활동해 온 비즈니스, 외교, 문화 교류 등 어떤 분야든 신뢰 구축과 강한 인간관계 형성이 올바른 지속성을 부여하는 기반이라고 믿었다. 이러한 사람 간의 연결이 기회와 도전의 순간 모두를 헤쳐 나가게 한다. 관계는 스스로 유지되지 않기에, 계속해서 소통하고 연결하고 투자하며, 다음 세대에게 왜 이러한 관계가 중요한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한미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미 관계는 공유된 민주적 가치, 긴밀한 협력의 역사, 깊은 경제·문화적 유대 위에 기반한다. 현재 양국은 새로운 리더십, 변화하는 동맹, 전례 없는 도전이 겹쳐 있는 전환기에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시기에 한미 동맹은 우리에게 이점이 되고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본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역할은

▲오늘날 한인들은 기술, 금융, 문화, 미디어, 공공정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중요한 결정들을 이끌고, 혁신가, 조율자, 연결자, ‘체인지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또 한국 기업과 문화 기관도 기술 발전, 창의 산업, 국제 사업의 선두에 서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코리아소사이어티는 한인들과 한국 기업이나 기관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기여를 확대하고, 한인과 한국에 대한 미국과 글로벌 사회의 이해를 높이며, 한미 관계를 지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 사이에 연결성을 높이고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인사회가 미국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전국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세 가지가 중요하다. 첫째, 한인사회 내부에만 투자하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 한인사회의 미래는 다른 그룹과 얼마나 효과적으로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적으로는 200만 명 정도지만,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다양한 그룹과 연대할 때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둘째, 시민적 참여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광범위한 사회 이슈에 참여하고, 선거에서 적극 투표하며, 한인을 옹호하는 지도자를 지지하고, 각급 공직에 도전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리더가 될 한인들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차세대에 투자해야 한다. 혁신가, 기업가, 예술가, 정책가 등 다양한 모습으로 한미간 가교 역할을 할 미래 세대를 육성해야 한다. 이들의 리더십은 한인 정체성과 중요한 이념들이 미국 사회에서 계속 영향력 있는 흐름으로 남게 할 것이다.

-한인들과 차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한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미국인이라는 사실도 자랑스럽게 여기시길 바란다.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투표·출마 등 시민적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길 바란다. 어디에 있든 공동체와 타인을 위한 긍정적 변화를 만드는 데 대담해지시길 바란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용기와 좋은 리더십이 필요하다. 저 또한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6·25 한국전 당시 미 8군 사령관이자 유엔군 지상군 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예비역 육군대장)이 전쟁 직후 한국 재건과 한미 우호 증진을 위해 활동하면서 그 뿌리가 시작됐고, 1957년 뉴욕에 법인 등록으로 공식 설립됐다. 이사장은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이 맡아왔으며, 현재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사로는 마크 리퍼트(2014-2017)·해리 해리스(2018-2021)·필립 골드버그(2022-2025) 전 주한 미대사 등이 있다. 현재 공공정책 관련 세미나와 포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경제·통상 이슈 강연, 한미관계를 주제로 한 학술 연구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에이브러햄 김 박사는

외교정책 분석가이자 리더십 개발 및 혁신 컨설팅 전문가인 에이브러햄 김 대표는 보스턴대를 나와 하버드대 석사 취득 후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CKA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국가안보 분석가,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 글로벌 정치 리스크 컨설팅 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의 정부 서비스 연구 책임자 겸 아시아 분석가, 몬태나대학의 모린·마이크 맨스필드 센터의 사무총장 등으로 활동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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