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독점·무역 전쟁 완화
▶ 2015년 이후 최대 규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 정책이 월가의 글로벌 인수합병(M&A) 광풍을 촉발하며, 1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초대형 거래가 올해 급격히 늘었다.
지난달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올해 ‘메가딜(100억달러 이상)’ 누적 건수는 63건으로 늘었다. 이는 2015년의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이러한 M&A 광풍은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 및 경기 전망이 불확실했던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주목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글로벌 M&A 공동대표 이반 파먼은 “기업들은 이런 대형 거래를 오랫동안 추진하고 싶었지만 금리와 환경 규제 탓에 미뤄왔다가 지금이 ‘기회’로 보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니온 퍼시픽의 노퍽 서던 850억달러 인수, 사우디 자본이 주도한 일렉트로닉 아츠의 550억달러 비공개 전환 거래, 앵글로 아메리칸과 테크의 500억달러 합병, 킴벌리-클라크의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 490억달러 인수 등 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거래들이 잇따라 성사됐다. 거래 급증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완화하고 일부 관세를 철회하는 동시에, 반독점 규제 완화 등 M&A 친화적 정책을 강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권 인수합병은 3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승인됐고, 거대 제약사들은 바이오 기술 자산을 인수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은 기술 및 데이터 센터 거래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M&A 활동이 중소형 기업보다 대기업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 거래 열기가 고르게 확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