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켈로그 특사, 360일 이상 특사직 유지시 상원 인준 필요…내년 초 자연스럽게 떠날듯
▶ ‘트럼프 절친’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의견 충돌…종전안 초안 작성서도 배제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새로운 종전안을 다시 꺼내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측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 특사가 조만간 물러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켈로그 특사의 측근들은 그가 임시직인 대통령 특사의 경우 360일 이상 직책을 유지하려면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거론하며 내년 1월이 자연스럽게 행정부를 떠날 때라는 생각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켈로그 특사는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특사로 지명돼 활동해왔다.
군 장성 출신인 그는 우크라이나전 발발 원인을 두고 러시아의 입장에 가까운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점점 줄이자 지난 10개월간 우크라이나 입장을 옹호하는데 충실했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민간 시설 공격에 대해 다른 미국 행정부 관리보다 더 강력하게 러시아를 비난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켈로그 특사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그와 만날 때 포옹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다.
로이터통신은 켈로그 특사의 사임 계획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새 종전안 내용이 공개된 지 얼마 되지않아 알려졌다면서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가교 역할을 해온 그가 물러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달갑지 않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자국에 불리한 종전안을 수용해야 한다는 압박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는 최대한의 외교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켈로그 특사가 물러나게 된다면 종전안에 우크라이나의 목소리를 담는 작업은 험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외신들을 통해 알려진 새 종전안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동부 돈바스 전체 양보, 군 규모 절반 축소,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어 공식 인정 등이 담겨 있다.
켈로그 특사의 사임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절친한 관계로 가자지구 휴전협정을 이끌어 낸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켈로그 특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영토 교환을 오랫동안 주장해 온 위트코프 특사와 때때로 의견 충돌을 빚었다.
실제로 이번에 새롭게 나온 종전안 초안은 위트코프 특사가 주도했으며 켈로그 특사는 초안 작성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위트코프는 중동특사직에서 활동 영역을 대폭 확대해 우크라이나 문제에서도 켈로그 특사를 제치고 주도권을 행사해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켈로그 특사가 우크라이나 평화협정 체결 지연의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좌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