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유혈진압’ 전 방글라 총리 사형선고
2025-11-18 (화) 12:00:00
▶ 하시나, 1,400명 사망 초래
▶ 실각 뒤 인도 도피 중 재판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로이터]
지난해 대학생 반정부 시위로 실각해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가 자국에서 열린 궐석재판에서 시위 유혈 진압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돼 사형 판결을 받았다.
17일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다카 법원은 이날 하시나 전 총리에 대한 궐석 재판에서 반인도적 범죄로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하시나 전 총리의 살해 지시, 유혈 진압 조장, 잔혹행위 방치 등 “3가지 혐의가 유죄로 판명됐다”면서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충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에게 단 하나의 형량, 즉 사형을 선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형 판결이 나오자 법정을 메운 청중 사이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시나 전 총리는 지난해 7월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할당에 반대하는 대학생 시위를 무력 진압하도록 지시, 유엔 추산 최대 1,400명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유혈 진압에도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지난해 8월 총리직에서 물러나 인도로 달아났으며, 이후 집단살해 방지 실패·조장 등 5개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기소돼 검찰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법원에 작년 7∼8월 하시나 전 총리가 학생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살상용 무력을 사용하도록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시나 전 총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인도에 계속 머물고 있지만, 이번 판결로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하시나 전 총리를 자국으로 송환하라고 인도를 압박할 수 있게 됐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