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단체 “美국토안보부, 체포·구금 정당화할 문서 제출 못했다”
한국을 일시 방문했다가 미국으로 복귀한 직후 공항에서 억류된 40대(代) 재미(在美) 한국인 과학자 김태흥(미국 영주권자)씨가 구금된 지 약 4개월 만에 석방됐다고 지원단체가 16일 밝혔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전날 김씨를 텍사스주 레이먼드빌의 '엘 발레' 이민구치소에서 석방했다고 전했다.
텍사스의 A&M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씨는 지난 7월 21일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2차 심사'를 요구하는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의해 붙잡힌 뒤 100일 넘게 구금돼 있었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씨는 다섯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와 35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으며, 텍사스의 명문 주립대로 꼽히는 A&M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라임병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7월 초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가 2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혼자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영문도 모른 채 억류됐다.
김씨의 사연은 당시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보도됐는데, 당시 CBP 대변인은 이 신문에 보낸 성명에서 "영주권자가 신분에 어긋나게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 사람에게 출두 통지가 발령되고, CBP는 ICE 집행추방작전부(ERO)와 구금 공간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1년 소량의 대마초 소지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고 이를 모두 이행했기에 CBP의 조치는 납득할 수 없다고 미교협은 주장해왔다.
미교협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김태흥씨가 석방돼 집으로 돌아가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힌 뒤 김씨의 4개월 구금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미교협은 김씨 건이 CBP에서 ICE로 넘어간 뒤 김씨가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주의 구금시설로 잇달아 이감됐고 모든 단계에서 누릴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누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교협은 "김씨에 대한 심리가 지난달 이민법원에서 진행됐는데, 국토안보부는 김씨의 체포·구금을 정당화할 수 있는 적절한 문서를 제출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사건은 기각됐고 국토안보부는 항소할 시간이 있었지만 기한 내에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는데 ICE는 추가로 4일간 김씨를 구금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