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 등 4개국과 합의…커피·바나나·소고기·코코아 포함될듯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하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미국이 커피, 바나나, 코코아, 소고기 등 중남미에서 수입하는 농산물의 관세를 대거 철폐하거나 낮출 예정이다.
백악관은 13일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와의 '상호무역협정 프레임워크' 공동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올린 공동성명에서 이들 국가의 기계류, 보건·의료제품, 정보통신기술(ICT) 제품, 화학물질, 자동차, 특정 농산물,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섬유·의류 등에 대한 관세를 낮추거나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세부안을 확정한 뒤 서명과 국내 절차를 거쳐 발효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적인 상호관세(국가별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라는 역풍으로 돌아온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은 자국에서 충분한 양으로 재배·채굴·생산될 수 없는 수입품의 경우 상호관세에 예외를 두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배경 설명을 위한 백악관 고위 당국자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도 농산물 이슈가 주로 다뤄졌다.
이 당국자는 "커피, 코코아, 바나나 등의 가격이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그런 것들을 생산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세 비용의 일부라도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면, 이제 소매업자들이 그런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아도 되기를 바란다"며 "커피, 코코아, 바나나 같은 품목에 대해 일정한 긍정적 가격 구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콰도르는 이들 농산물의 주요 대미(對美) 수출국이다.
아르헨티나산 소고기 수입 물량에 대해선 '상호적이고 양자적인 시장 접근 조건을 개선한다'고 조심스럽게 표현됐다. 미국 내 소고기 생산 농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국자는 "아르헨티나산 소고기의 자연스러운 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내) 전반적인 소고기 공급을 충족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육가공 업체들이 불법 담합, 가격 고정, 시세 조작으로 소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즉각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등에서 주로 생산되는 섬유·의류에 대한 관세 폐지도 미국 소비자들의 불만을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일부 주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유권자들에게 민감한 '물가' 이슈를 파고들며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