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올랐던 증시는 특히 기술주 중심으로 조정을 거쳤다.
다만 제약주 등 전통 산업주는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이 몰리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1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9.33포인트(1.18%) 뛴 47,927.9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4.18포인트(0.21%) 상승한 6,846.61, 나스닥종합지수는 58.87포인트(0.25%) 내린 23,468.30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를 매도하고 우량주를 매수하는 움직임이 뚜렷한 하루였다.
연방 정부 셧다운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주 금요일 오후부터 전날까지 미국 주가지수는 가파르게 올랐다. 나스닥 지수는 7일 장 중 저점 22,563에서 전날 종가 23,527까지 약 1천포인트나 급등했다.
이날 기술주 하락은 가파른 상승에 따른 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48% 급락하며 냉각된 투자 심리를 보여줬다.
필리 지수의 급락에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이날 3분기 실적 공시에서 엔비디아 주식 전량을 58억3천만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거품론과 함께 고점 인식을 부추겼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브로드컴과 TSMC, ASML은 1%대 하락률을 보였으나 AMD도 2.65% 하락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27개가 하락했다.
AI 테마주 매도세에 오라클도 1.94%, 팔란티어도 1.37% 하락했다.
로건캐피털매니지먼트의 빌 피츠패트릭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기술 기업들은 현금 흐름이 빠른 기업"이라며 "현재 이들의 가치를 고려하면 부정적인 뉴스가 조금만 나와도 투자 심리가 반전되고 가치주에 유리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술주를 매도한 자금은 우량주로 유입되는 그림이었다. 특히 제약주가 강세였다. 제약주 가운데 시총이 가장 높은 일라이릴리는 2.27% 올랐고 암젠은 4.57% 뛰었다.
월마트와 비자, 코카콜라 등 경기 방어 성격의 전통 산업주도 강세였다.
기술주 매도세 속에 애플이 2.16% 뛴 것도 눈에 띈다. AI 인프라 지출에는 소극적이지만 탄탄한 현금 흐름과 사업 구조가 AI 거품론 속에 오히려 빛을 발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강세로 시총 4조달러 선을 되찾았다.
업종별로는 기술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의료건강은 2.33% 뛰었으며 에너지와 소재, 필수소비재, 부동산도 1% 이상 상승했다.
시총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상승했다.
AMD는 이날 애널리스트 데이에서 총 연평균 성장률이 35%를 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음에도 AI 관련주 매도세에 휩쓸려 하락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 중 한 명인 마이클 버리는 오라클과 메타를 겨냥해 실적이 부풀려졌다며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버리는 자산의 내용연수를 인위적으로 연장해 감가상각비를 축소하는 것은 "현대 회계에서 가장 흔한 '이익 부풀리기' 수법 중 하나"라며 오라클과 메타를 콕 집어 거론했다.
미국 고용지표는 약화 흐름을 가리켰다.
민간 고용 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 달 25일을 끝으로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는 주 평균 1만1천25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는 앞서 10월엔 민간 고용이 전월 대비 4만2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휴일인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채권시장은 이날 휴장했다. 뉴욕 증시는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나 증시 또한 평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2.6%로 반영됐다. 전날 마감 무렵엔 37.6%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0.32포인트(1.82%) 내린 17.28을 가리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