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셧다운 종결 여파와 전망] ACA(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무산 경고등… ‘3중 충격’ 현실화

2025-11-11 (화) 12:00:00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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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 쟁점 ‘건강보험 연방 보조금’ 운명은
▶ 12월 중순 ‘민주당 안’으로 표결 약속 했다지만

▶ 통과 보장 없어… 무산 시 보험료 2~3배 폭등
▶ 저소득 영주권자 등 무보험자 급증 우려 상존

■ 보조금 연장 표결 이뤄지나

이번 셧다운의 최대 쟁점은 ‘오바마케어(ACA) 보험 구매자에 대한 연방 보조금(프리미엄 세액 공제) 연장을 둘러싼 갈등’이었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연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고, 민주당은 보조금 연장이 포함되지 않는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출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해왔다.

연방상원에서 셧다운 종료에 타협해 절차 표결 찬성표를 던진 8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타협의 조건으로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사우스 다코타)가 “민주당이 원하는 형태의 ACA 보조금 연장 법안을 12월 중순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팀 케인 연방상원의원은 “공화당이 거부해오던 ‘연장 법안 표결 보장’을 확보한 것”이라며 자신의 찬성 결정을 옹호했다. 그러나 보조금에 대한 표결 약속이 통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어서 8명의 타협 의원들에 대한 민주당 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 보험료 급등 우려 현실화

오바마케어 마켓플레이스에서 이 보조금은 사실상 ‘핵심 축’이다. 2025년 ACA 가입자는 약 2,400만명에 이르렀고, 예산·정책센터에 따르면 이 중 93%가 보조금을 받았다. 만약 보조금이 연장되지 않으면, 보조금 혜택을 받는 약 2,200만명이 내년에 내야 하는 오바마케어 보험료가 2배, 많게는 3배까지 뛸 수 있다.

특히 50~64세 중장년층 타격이 크다. 이 연령대 무보험률은 ACA 확대 이후 절반으로 감소했는데, 보조금 종료 시 대거 무보험자로 전환될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방의회 예산국(CBO)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만료 시 약 400만명이 추가로 건강보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미노 효과 우려

이같은 무보험자 증가는 향후 메디케어 재정에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보험 없이 지내다 질환이 악화된 상태에서 메디케어에 진입하는 이들이 늘 경우, 더 고가의 의료 개입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마크 셰퍼드 부교수는 “무보험 증가의 후속 효과는 지역 의료 공급자와 지방정부 재정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도 전체 시장 변동성을 우려하고 있다. 오바마케어 보조금 만료는 이와 연동 가격을 책정하는 ‘시장 밖(off-exchange)’ 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ACA 보험료 상승으로 사업장 보험에 더 많이 몰리면,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그 부담이 다시 직원에게 전가될 수 있다.

■ 영주권자 등도 피해


연장 시한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오바마케어 보조금 문제는 지금까지 대부분 “보조금 자체가 만료될 경우 보험료가 2~3배 뛴다”는 전망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정작 지금 ‘즉각적인 최대 피해자’로 지목되는 집단은 따로 있다. 합법적으로 미국에 체류하고 세금을 내는 합법 이민자들이다.

공화당이 지난 7월 통과시킨 메가 감세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에 소득이 낮아 메디케이드에 당장은 들어가지 못하지만 합법적으로 체류·취업이 가능한 이민자들은 ACA 보조금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이로 인해 내년에만 약 30만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고, 2034년까지는 약 100만명이 보험에서 탈락할 수 있다.

오바마케어는 원래 합법체류자가 연방 빈곤선 100% 이하 소득일 경우 세액공제 형태의 프리미엄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이는 영주권자·난민 등 상당수가 ‘입국 5년 룰’ 때문에 메디케이드에 당장 진입하지 못하는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안전판 기능이었다. 그러나 메가빌은 이 보조금을 내년부터 없애고, 2027년부터는 빈곤선 100%를 넘는 소득의 합법 이민자까지 ‘소득 기준 할인 혜택’에서 박탈하도록 규정했다.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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