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안보 수요·수역 지형 맞는 모델로 건조”
▶ 대통령실 “미국측 리뷰로 팩트시트 발표 지연”
대통령실은 7일 동체와 원자로는 한국에서 건조하고 연료는 미국산을 쓰는 ‘한국형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잠을 비롯한 안보 분야 논의가 새로 추가됐고, 이를 반영할 필요가 생겨 양국 간 조인트 팩트시트(합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원잠 논의와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가 한국에서 (잠수함을) 짓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회담에서) ‘우리가 여기서 짓는다’고 말씀하신 부분도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원잠 건조를 승인하면서 미국 필리조선소를 건조 장소로 특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혼란이 발생했지만, 회담에선 한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뜻이다. 팩트시트에 원잠 내용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선 “양 정상이 논의한 이슈는 다 커버한다”며 사실상 포함 가능성을 시사했다.
■ 원잠, 한국 안보 수요와 수역 지형에 맞는 우리 모델로 한국이 상정한 방안은 잠수함 동체와 그 안에 탑재하는 원자로는 국내에서 자체 기술로 제작하고, 농축 우라늄 등 원자력 연료는 미국에서 수입해 쓰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통해 우라늄) 농축 권한을 가지면 기술적으로 농축해 쓸 수 있겠지만 연료 수요가 적어 현실적으로 효용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최신형 버지니아급 원잠(7,800톤급)에 대해선 “대양을 가로질러 다니면서 핵무장을 해서 쓰는 어택서브마린(공격잠수함)”이라며 “우리는 그 정도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한국 안보 수요와 수역 지형에 맞는, 비용 대비 효율이 잘 들어맞는 우리 모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 일부 부서 리뷰 과정 탓 팩트시트 지연이 관계자는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미국 시스템상 텍스트(문구)를 한 번 더 리뷰하는 과정이 있고, 이 과정에서 일부 부서(미 국무부, 에너지부 등)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야 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팩트시트 발표 시점에 대해선 “(기존에 양국 간 합의된 문안이라면) 결정이 빨리 날 수 있지만, 새로운 문안으로 다시 하면 2, 3일 내 안 될 수도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팩트시트에는 농축 재처리 부분과 동맹 현대화도 다뤄진다”고 했다. 농축 재처리는 한국이 일정 농도 이상의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을 뜻한다. 동맹 현대화는 한국의 국방비 부담 증대 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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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택·우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