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휘발유값이 다시 6달러를 넘어설 거란 전망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형 정유업체 발레로가 환경 규제 부담을 이유로 내년 봄, 베니시아 정유소를 전면 폐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이 소식은 지역 경제와 주 전역의 연료 시장에 큰 충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베니시아에 위치한 발레로 정유소는 하루 14만5천 배럴, 연간 약 22억 갤런의 휘발유와 디젤을 생산해왔습니다.
이는 캘리포니아 전체 정제 능력의 약 8퍼센트에 해당합니다. 정유소가 문을 닫으면 주유소, 항공사, 물류업계 등 연료 소비 산업 전반이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베니시아 시장 스티브 영은 “지역 경제의 중추가 무너진 셈”이라며 실직과 세수 감소를 우려했습니다.
시는 매년 1,100만 달러의 재산세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학교와 소방, 경찰 운영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시장분석가들은 폐쇄 결정이 공식적으로 시행되기도 전에 가격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향후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경우 리터당 가격이 7달러, 심지어 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현재도 캘리포니아 운전자는 전국 평균보다 1~2달러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근본에는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비용 부담이 있습니다.
발레로 측은 캘리포니아의 복잡한 규제 구조가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주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됐음을 확인했습니다.
개솔린 수요가 여전히 높지만, 친환경 전환 속도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힙니다.
전문가들은 “내연기관차가 여전히 도로의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정유시설을 줄이는 건 모순”이라며, 전기차 보급 정책의 현실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주정부는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전략 비축유 확대와 인프라 보강 등 긴급 대응책을 검토 중이지만, 단기간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업계는 “이제 남은 시간은 6개월뿐”이라며 실질적인 공급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환경 규제 강화로 정유시설이 줄며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고, 그 결과 외부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을 겪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역시 유일한 정제 표준과 파이프라인 한계 때문에, 대체 공급을 아시아와 중동에서 선박으로 들여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정유소 폐쇄는 단순한 산업 변화가 아니라 지역의 삶을 뒤흔드는 일입니다. 수백 명의 근로자와 하청업체, 지역 상권이 연쇄적으로 타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베니시아 사태는 환경 정책과 에너지 현실의 균형을 다시 묻고 있습니다. 친환경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하지만, 그 과정에서의 준비 부족은 소비자와 지역 사회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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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