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희토류 공급망에 14억달러 투자… ‘탈중국’ 본격화

2025-11-07 (금) 12:00:00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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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트업 2곳 대규모 민관 투자

▶ 투자 대가로 정부가 지분 확보
▶ 트럼프 “1년내 모든 것 갖출 것”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희토류 생산 및 가공 스타트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미중 정상이 부산 담판을 계기로 ‘희토류 휴전’에 합의했지만 미국은 희토류 ‘탈중국’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3일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연방 상무부와 전쟁부(국방부)는 미국 희토류 자석 가공 업체인 벌컨엘리먼츠와 희토류 정제 및 재활용 업체인 리엘리먼트테크놀로지스에 총 1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벌컨은 미국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총 12억2,000만달러를 투자받을 예정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본사를 둔 희토류 가공 기업 벌컨은 국방·상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NdFeB(네오디뮴·철·붕소) 자석을 제조한다. 벌컨에 따르면 미 연방정부는 투자금 중 6억2,000만달러는 직접 대출로, 5,000만달러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그 대가로 연방정부는 5,000만달러 상당의 벌컨 주식을 받게 된다.

민간자본도 5억5,000만달러 투입된다. 국방부는 리엘리먼트에도 8,000만달러를 직접 대출하고 민간에서 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국방부는 리엘리먼트의 신주인수권을 받기로 했다. 벌컨은 미국에서 연간 1만 톤 규모의 희토류 자석 생산 시설을 건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WSJ는 “이번 투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고 중국의 지배력을 저지하기 위해 기꺼이 거액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패권을 놓고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은 압도적인 희토류 공급력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희토류 자립을 목표로 미국 희토류 생산 기업과 광산 등을 직접 지원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올 7월 미국 최대 희토류 채굴 업체인 MP머티리얼스에 4억달러를 투자하며 지분 15%를 취득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되며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장기적으로 희토류 자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자국 희토류 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으로 피해가 있었지만 이제 우리는 엄청난 자원을 확보했다”며 “1년~1년 반 안에 어떤 위협에도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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