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 변압기용 강판 생산 추진… “AI에 투자하는 美기업 수요 노려”
일본제철에 인수된 US스틸이 4일110억 달러(약 15조9천억원)를 투자해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AP 통신은 US스틸이 이날 새 모기업인 일본제철과 함께 2028년까지 전 사업 부문에 걸쳐 110억 달러를 투자해 100년 넘은 제철소 설비를 현대화하는 성장 계획을 구체화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일본제철이 미국 피츠버그에 본사를 둔 US스틸을 약 150억 달러(약 21조7천억원)에 인수하는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마무리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는 규모 면에서 세계 4위 철강사가 됐다. 연방정부는 인수 계약에서 '황금주'를 확보해 이사회 구성원을 1명 임명하고 일부 주요 경영 결정에 의견을 낼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US스틸은 이번 자본투자를 통해 25억 달러(약 3조6천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여기에 운영 효율화로 5억 달러(약 7천200억원)를 추가로 절약한다는 목표다.
그러면서 일본제철로부터 약 50명의 전문인력을 지원받아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200여 개의 비용 절감 방안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US스틸은 제조설비 현대화 및 확장, 연구개발 확대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의 저탄소 배출 철강 생산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제철은 우선 US스틸 아칸소주 제철소에 생산 설비를 신설해 미국 내 데이터센터 등에 사용되는 고급 강재를 2028년 이후 양산할 방침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이와 관련한 투자액은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품목은 전기를 자기로 변환하는 강판이다. 변압기 등에 사용되는 이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 업체는 클리블랜드 클리프스 외에는 없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이 신문은 "일본제철이 비장의 기술을 투입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독점해 온 시장에 균열을 내면 US스틸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인공지능(AI) 분야 투자를 늘리는 미국 기술 기업의 수요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설했다.
데이브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매우 탄탄한 성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1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보호하고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제철은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손실액 전망치를 기존 400억엔(약 3천760억원)에서 600억엔(약 5천650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닛케이는 "미국 시장의 불투명성을 고려해 US스틸 실적을 재검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