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년 된 운동화로 걷고 있다면?… 발이 보내는 위험 신호들

2025-11-03 (월) 12:00:00 By Teddy Amena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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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전문가 7인이 말하는 ‘좋은 워킹화’의 조건

▶ 비싼 것보다는 신어보고 발에 편한 신발로
▶ 미드솔 닳거나 쿠션 기능 상실시 부상 위험

일상적인 걷기나 조깅을 위해 최첨단 ‘수퍼 슈즈’를 살 필요는 없다. 걷기용 신발은 편안해야 한다고 캐나다 캘거리대학교 운동학 명예교수인 베노 니그는 말한다. 문제는 “사람마다 필요한 신발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의 추천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러닝·워킹화 전문 매장에서 다양한 옵션을 신어보라고 말한다. 경험 많은 매장 판매원이 당신이 걸을 때 발이 어디에 닿는지, 발 모양은 어떤지를 보고 가장 잘 맞는 신발을 찾도록 도와줄 수 있다고 올림픽 선수 출신이자 오랜 러닝 코치인 제프 갤러웨이는 말했다. 하지만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그는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은 백화점에서도 좋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 “여러 신발을 신고 발에 느낌이 좋은 것을 고르면 된다”고 갤러웨이는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발과 걷기, 신발 전반에 대해 일곱 명의 전문가를 인터뷰해 걷기용 신발을 찾는 데 도움을 받았다. 밖에서 즐겁게 걸어보자!

■ 신발을 신어볼 때 확인할 점

워킹화는 캐주얼 슈즈와 러닝화의 중간 정도라고 호주 멜번 라트로브 대학교 발의학 교수 힐턴 멘즈는 말했다. 걷는 사람은 최첨단 러닝화의 모든 기술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일정한 지지력은 필요하다. 오리건주립대 캐스케이드 캠퍼스 물리치료학 조교수이자 보행 생체역학을 연구해온 JJ 해니건은 “동네 5K를 걷기 위해 은행 계좌를 탈탈 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진짜 워킹화는 러닝화와 약간 다르다고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에서 활동하는 발 전문의 세일리 툴푸레는 말한다. 발가락 상자는 더 유연한 편이라 발 앞부분이 잘 구부러지고, 미드솔은 더 단단한 편이라고 한다. 러닝화는 기본적으로 같은 전진 동작을 겨냥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간단한 러닝화도 걷기에 괜찮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스택 높이’ 즉 미드솔 두께다. 대체로 해니건은 “너무 높지도, 너무 낮지도 않은” 신발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미드솔이 땅에서 더 낮을수록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쿠션이 너무 적으면 발과 발목에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

멘즈 교수는 “엄청 두툼한 쿠션이 필요하진 않다”며 “약간 충격 흡수를 해주는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

■ 좋은 워킹화가 주는 느낌

워킹화는 편안하고, 단단하고, 지지력이 있고, 뒤꿈치가 잘 맞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장에서 처음 신어보았을 때 압박점이 느껴지면 안 된다. 발 모양과 잘 맞는 신발을 골라야 한다. 신발 밑창은 발 아치를 파고들지 말고 감싸듯 받쳐줘야 한다고 툴푸레는 말한다. 그리고 가장 긴 발가락과 신발 앞부분 사이에 엄지손가락 너비 정도 공간이 있어야 한다.

원래 신는 사이즈가 완벽한 핏을 보장하진 않는다. 브랜드마다 신발 모양이 다르고, 회사는 해마다 모델에 약간씩 변화를 준다고 클리블랜드클리닉 수석 발치의사 조지앤 보텍은 말한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발도 조금씩 변한다.

최소한 매장 안을 걸어보며 착화감을 확인해야 한다고 해니건은 말한다. 그래서 러닝 매장에는 트레드밀을 두는 경우가 많다. 가능하다면 오후에 신발을 사는 게 좋다. 발은 오후에 더 붓기 때문이다, 툴푸레는 말한다.


발 주변 압박이나 조임은 마찰과 자극을 유발해 물집, 티눈, 굳은살을 만들게 된다. 툴푸레는 “발은 디딜 때 퍼지기 때문에” 대체로 발볼이 넓은 워킹화를 권한다고 한다.

새 신발을 길들이려면 신어야 하고, 시간이 걸린다. 집 밖에 나가기 전에 집 안에서 먼저 신어보라고 보텍은 말한다. 그래야 불편해지기 시작하면 환불도 가능하다. 그다음, 장보기나 심부름 갈 때 신어보라고 갤러웨이는 말한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그 신발 모양이 내 발에 맞는지 신발이 알려줄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불편하다면, 발볼이나 아치나 뒤꿈치를 지탱하기에는 다른 형태의 신발이 필요한 것이다, 갤러웨이는 말한다. 전문 러닝 매장 전문가가 도와줄 수 있다. “통증이든, 물집이든 뭐가 있었어도, 해결해줄 수 있는 출처는 어딘가에 있다”고 그는 말한다.

■ 워킹화를 언제 바꿔야 하나

신발의 ‘마법’은 미드솔에 있다. 발과 땅 사이에서 발을 지지해주는 쿠션이다, 워싱턴의 러닝 전문 매장 페이서스 러닝의 오너 크리스 팰리는 말한다. 하지만 걷기나 달리기의 반복 압축은 미드솔을 닳게 한다. 결국 시간과 거리 문제다. “이 신발들은 영원히 버티도록 설계된 게 아니다”라고 팰리는 말한다.

310마일, 즉 500km가 지나면 미드솔은 닳게 된다고 보텍은 말한다. 거리 기록을 하지 않았다면 미드솔이 눌렸는지, 주름이 생겼는지, 갈라졌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팰리는 말한다. 신발 밑창이 닳아 더 이상 요철 그립이 없다면 그것 역시 바꿔야 할 신호라고 멘즈는 말한다. 혹은 신발 신고 2마일을 걷고, 그 중간이나 이후에 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지는지도 보면 된다, 보텍은 말한다.

■ 레이스 계획이 있다면 알아둘 점

레이스를 뛸 계획이라면, 가장 좋은 선택은 이미 훈련하고 길들인 신발이다. 즉 내 발에 맞는 신발이다, 갤러웨이는 말한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이 러너와 워커 모두에게 연중 가장 큰 레이스의 날이다. 칠면조 트롯은 1년에 딱 한 번만 신청하는 레이스인 경우가 많다고 팰리는 말한다. 하지만 닳아버린 신발은 경험을 망칠 수 있다.

추수감사절에는 “최악의 신발 조합을 보게 된다”고 팰리는 말한다. 사람들은 3년 된 신발이 5K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모른다. 5km, 즉 3.1마일 칠면조 트롯을 걸을 거라면, 적어도 2마일은 이미 걸어본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갤러웨이는 말한다. 2마일이 지나면 그 신발이 내 발에 맞지 않는지 발이 알려주게 된다. 갤러웨이는 “물집이나 아픈 부위, 그게 흔한 신호들”이라고 말했다.

<By Teddy Amena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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