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고’ 창업자 안딕 사망
▶ 10개월만에 용의 선상에
스페인 패션 브랜드 ‘망고(MANGO)’ 창업자 이삭 안딕(71)이 산악 사고로 숨진 지 10개월 만에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던 아들이 공식 용의자로 지목됐다.
최근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 산맥에서 추락사한 이삭 안딕 사건을 수사 중인 판사가 그의 아들 조나단 안딕(44)을 목격자에서 공식 용의자로 전환했다. 이삭은 지난해 12월14일 바르셀로나 인근 몬세라트 동굴 인근에서 친척들과 하이킹을 하던 중 150미터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당시 현장에는 아들 조나단도 함께 있었다.
수사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구간이 비교적 쉬운 코스로, 특별히 위험한 지형이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런 정황이 단순한 실족사라는 초기 판단에 의문을 더했다.
수사관들에 따르면 조나단은 경찰에 “차량을 특정 장소에 주차했다”고 진술했으나, 실제 차량은 전혀 다른 곳에서 발견됐다. 또한 “사고 당시 현장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후 조사에서 사진을 촬영한 정황이 포착됐다.
수사 관계자는 엘파이스를 통해 “조나단의 진술 내용이 현장에서 확보된 법의학적 증거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삭의 연인이었던 프로 골퍼 에스테파니아 크누트(52)도 조사에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그는 “이삭과 아들 조나단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나단의 휴대전화에서 삭제된 파일과 통화기록, 사건 당일의 이동 경로 등을 복원해 분석 중이다. 조나단은 아버지의 사망 직후 망고 이사회 부사장 겸 지주회사 MNG의 사장으로 임명됐다.
한편, 사고로 숨진 이삭 안딕은 1953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13세 때 가족과 함께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바르셀로나 고교 시절부터 친구들에게 티셔츠를 판매하며 사업 감각을 키웠고, 1984년 첫 번째 ‘망고’ 매장을 열었다. 현재 망고는 120개국 이상에서 사업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기준 매출은 31억 유로(약 36억 달러)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