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아시아나 해외노선 재조정
▶ 합병에 따라 대체 항공사로 이전 공고
▶ 미·유럽 등 6개 노선, 내년 상반기 취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의 조건인 독과점 항공노선을 이전하는 절차가 본격 개시된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항공사 간 경쟁이 강화되면 한인들의 주요 국제선 이용 편의가 개선되고, 운임 부담이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 관련 시정사항 이행을 감독하는 이행감독위원회가 20일 공정거래조정원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10개 노선 이전을 위한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체 항공사 이전절차 개시 노선은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괌, 부산-괌 미국 4개 노선, 인천-런던 영국 1개 노선이다. 인천-자카르타 인도네시아 1개 노선, 김포→제주, 광주→제주, 제주→김포, 제주→광주 등 한국 4개 노선이다. 앞서 인천-호놀룰루 노선과 인천-런던 노선은 미국과 영국 경쟁당국에서 각각 에어프레미아(한국), 버진아틀란틱(영국)을 대체 항공사로 지정한 바 있다. (도표 참조)
앞으로 이감위 차원에서 대체 항공사 신청 공고를 한 뒤 적격성 검토,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평가 등을 거쳐 최종 슬롯·운수권이 배분될 예정이다. 대체 항공사로 선정된 곳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배분 노선에 취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34개 노선(독과점 노선)에서 대한항공 등이 대체 항공사에 공항 슬롯 및 운수권을 이전하도록 구조적 의무 조치를 부과하였다. 슬롯은 각 항공 당국이 항공사에 배정한 항공기의 출발 또는 도착 시간으로, 항공사가 배정받은 시간에 공항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운수권은 특정 국가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의 권리를 뜻한다.
우선 인천-LA, 인천-샌프란시스코, 인천-바르셀로나, 인천-프랑크푸르트, 인천-파리, 인천-로마 등 6개 노선은 미국과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조치에 따라 각각 에어프레미아·유나이티드항공·티웨이에 배분이 완료됐다. 아직 남아 있는 나머지 18개 노선도 내년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10개 국내외 항공 노선의 슬롯·운수권 이전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으로 인해 경쟁 제한 우려가 있던 독과점 노선들에 대체 항공사가 진입됨으로써 항공 시장에서의 경쟁이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항공 업계는 향후 경쟁 심화가 항공사들의 서비스 혁신을 촉발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들이 더 다양한 선택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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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