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렘린궁 “푸틴 입장 일관적…모순적인 젤렌스키는 평화에 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헝가리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가운데 러시아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이 변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갈등을 연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근본적이고 장기적이며 평화를 보장할 수 있도록 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평화에 관한 어떤 합의도 분쟁의 근본 원인을 다뤄야 한다며 이는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비롯한 러시아 지도부 전원이 언급해왔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우크라이나 문제 관련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줄곧 유지하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과 나토의 동진 등이 분쟁을 촉발한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빠른 종전을 촉구하는 상황에서도 기본 원칙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에서도 러시아는 근본 원인 제거를 강조하며 전격 휴전과 러시아와 양자 정상회담을 요구하는 우크라이나와 팽팽한 견해차를 보였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포기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는 도네츠크주 전역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하는 기존 요구에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난 16일 두 정상의 통화 이후 부다페스트 정상회이 '매우 철저하고 진정으로 진지하게' 준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회담 준비가 이제 막 시작해 아직 본격적인 단계는 아니라며 "이번 회담을 통해 우크라이나 정착 문제에서 진전을 이루고 싶고, 양국(미·러) 관계를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다페스트 회담에 참석할 준비가 됐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아직 회담의 세부 사항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모순적 발언들로 평화 과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비난하면서 "분쟁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푸틴 대통령의 입장은 일관되고 잘 알려졌다"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부다페스트가 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된 이유에 대해서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양국 정상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라며 "오르반은 트럼프와 상당히 따뜻한 관계를, 푸틴 대통령과 매우 건설적 관계다. 이는 최근 전화 통화에서 양국 간 이해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일정 등은 라브로프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의 백악관 출입 기자 그램 슬래터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두 장관이 오는 23일 만날 예정이며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라브로프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곧 전화통화할 예정이지만 두 장관이 언제 어디서 만날지는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두 장관이 우크라이나 상황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경제 분야를 포함한 양자 의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