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혼혈 낸시 고넨씨
▶ 딸들과 생모 고향 여정 “가족 못 찾았지만 희망”
![[화제] 감동의 ‘뿌리찾기’… “한국의 따뜻한 정과 친절 느꼈어요” [화제] 감동의 ‘뿌리찾기’… “한국의 따뜻한 정과 친절 느꼈어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5/10/13/20251013212543681.jpg)
한국을 찾은 낸시 고넨(가운데)과 첫째 딸 샹탈(오른쪽), 둘째 딸 노아. [가족 제공]
처음으로 어머니의 고향을 찾은 LA 출신 한인 혼혈 여성 낸시 고넨(68·이스라엘 거주)의 ‘뿌리찾기 여정’이 한국과 한인사회의 따뜻한 관심 속에서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상처와 세월의 벽을 넘어 어머니의 가족을 찾으려 한 그의 여정은 비록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만난 한국인들의 다정한 마음과 따뜻한 손길은 깊은 위로가 되었다.
낸시의 어머니 이월선씨는 1933년 강원도 춘성군 동면 상걸리(현 춘천시)에서 태어났다. 전쟁으로 가족과 생이별한 후, 미군으로 복무하던 얼 루이스 소렌슨과 인연을 맺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언젠가 가족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품은 채 1979년 세상을 떠났다.
낸시 가족의 사연은 본보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7월11·15일자 보도), 이후 연합뉴스와 강원도민일보 등 한국 언론에서도 잇따라 보도됐다.
지난 9월 중순, 낸시는 어머니의 뜻을 이어 두 딸 샹탈과 노아와 함께 생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세 모녀는 도착 즉시 어머니의 고향인 강원도 춘천과 홍천을 찾아 가족의 흔적을 수소문했으나, 전쟁으로 대부분의 기록이 소실돼 단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어머니의 옛 주소에 살고 있는 노부부는 커피와 밤을 내어 주시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어머니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봐 주겠다고 하셨어요.”
독립유공자였던 할아버지의 공로로 한국 국적을 부여받아 현재 춘천에 살고 있는 글렌 윈켈은 시간을 내어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한국의 DNA 족보 서비스도 탐색해볼 것을 추천했다. 이번 여정을 함께한 브리검영대 마크 피터슨 명예교수와 한국의 역사학자 신채용 교수는 낸시 가족의 족보와 행적을 계속 조사 중이다.
낸시는 한국인들의 친절과 따뜻한 마음에 큰 위로를 받았다. 그는 “가족은 찾지 못했지만, 성심껏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도와준 공무원들과 동네 이웃들의 마음에 깊이 감동했다”고 전했다.
세 모녀는 한국 체류 동안 안동, 전주, 부산 등지를 여행하며 어머니의 나라를 온전히 느낀 뒤 이달 초 각자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다. 낸시는 “한국의 산과 들, 사람들의 미소 속에서 어머니의 숨결을 느꼈다”며 “미국에 잠들어 계신 어머니도 마음의 평화를 얻으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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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