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中희토류 통제 비판하며 보복조치 예고… “시진핑 만날 이유 없어”
▶ 엔비디아 등 빅테크 주가 일제히 급락…유가 4% 하락하며 5개월만에 최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비판하며 중국을 상대로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하면서 10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내린 45,479.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저장보다 182.60포인트(-2.71%) 내린 6,552.5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820.20포인트(-3.56%) 떨어진 22,204.43에 각각 마감했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였던 4월 10일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움직임을 비판하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순간 검토하는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이라며 "마찬가지로 다른 많은 대응 조치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기 직전까지 나스닥 종합지수가 장중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는 등 뉴욕증시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보복 조치 예고에 투자 심리가 급속히 냉각됐고, 최근 상승세가 가팔랐던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세가 쏟아졌다.
엔비디아가 이날 4.95% 급락했고, 테슬라(-5.06%), 아마존(-4.99%), 애플(-3.44%), 메타(-3.83%) 등 주요 빅테크 주가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AMD(-7.8%), 브로드컴(-5.91%) 등 반도체 기업 주가도 낙폭이 컸다.
최근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어 관련 종목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데다 중국이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공급망 및 수요처 역할을 해온 영향을 받았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22.44까지 고점을 높여 지난 6월 19일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라이언 데트릭 카슨그룹 최고시장전략가는 "세계 1·2위 경제 대국이 다시 다툼을 시작했고 '일단 팔고보자'식의 분위기가 나타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글이 불쑥 나타나 시장에 극단적인 변동성 혼란의 문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미 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가 10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 의회의 여야 대치로 셧다운 사태의 해결 기미가 여전히 보이지 않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게시글에서 "인력 감축(RIFs·Reduction in Force)이 시작됐다"고 밝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연방정부 공무원 해고 절차에 돌입했음을 시사했다.
한편 국제유가도 이날 급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58.90달러로 전장보다 4.24% 급락,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62.73달러로, 전장보다 3.82% 급락, 역시 5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고율 관세 예고가 경기 침체 및 원유 수요 감소를 초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가운데 가자지구 1단계 휴전 합의 발효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이 경감된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
금 선물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다시 온스당 4천달러선을 회복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4천 달러 40센트로, 전장보다 0.7% 상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