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서만 50%↑
▶ ‘안전자산 선호 강화’
▶ 정부·개인·기업 투자

금값이 안전자산 선호 속에 7일 마침내 4,000달러를 돌파했다. 한국 보석상에 전시된 금 제품들. [연합]
금 가격이 7일 사상 처음으로 4,000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연방정부 셧다운과 프랑스 정치 위기, 중동사태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타고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AP·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4,013.10달러를 기록했다. 금 선물 가격이 4,000달러를 상회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금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가 기록을 수시로 갈아치우며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올랐다.
다른 귀금속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여, 은은 연초 대비 약 60% 오른 온스당 48달러 가까이에서 거래됐다.
금값 상승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비롯한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2주째로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 유로권에서 가장 심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 가중 상황, 언제나 악화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 등도 ‘안정적인 피난처’를 찾아 헤매는 투자자들을 금 거래로 이끌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여기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과 심지어 비트코인가지 비달러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한 구매 등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경우 9월에 금 매입을 이어가며 11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까지 대거 금 투자에 몰리면서 금 수요가 생산량을 초과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치기고 있다. 개인들은 금 투자펀드는 물론 코스코 등에서 개인적으로 금을 투자용으로 구매하고 있다. 이에 코스코에서는 금괴가 완판되면서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금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 강세 지속을 점쳐 온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근 2026년 12월 금 가격 전망치를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큰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4,000달러도 돌파한 만큼 다음 저지선인 5,0000달러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호주의 온라인 트레이딩 중개업체 ‘페퍼스톤 그룹’ 소속 전략가 아흐마드 아시리는 “다양화된 포트폴리오 내의 구조적 구성요소로서 금의 지위가 전략적으로 점점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증권시장 과열에 관한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금이 “가장 좋은 피난처”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격이 유지된다면 1979년 이래 연간 금 가격 상승 폭이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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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