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의 급물살에 종전 기대감 확산…세부사항이 협상 좌초시킬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이 긍정적인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당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거부감을 보였던 무장해제 등의 조건 때문에 대화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하마스는 결국 대화를 선택했다.
또한 이스라엘도 미국의 중재 하에 가자지구 종전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일단 대화를 시작한 뒤 세부 사항은 나중에 조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 가자지구 종전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경우 전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밝혔지만, 추가 협상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당초 20개 조항의 평화 구상이 '최후통첩'이라고 못 박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질들이 부모 곁으로 송환되는 것"이라고 환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마스가 평화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을 지원할 것이라는 당초 입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대 아랍연구센터 방문연구원인 칼레드 엘긴디는 "트럼프 대통령은 디테일을 중시하지 않는다"라며 "딜을 원한다면 정치와 외교는 얼마든지 얼버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전쟁의 당사자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인질을 석방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중단한다는 시급한 현안이 해결된다면 세부 사항은 추후에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세부 사항이 협상 자체를 좌초시킬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전날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행정을 독립기구에 이양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발언권을 원한다고 밝혔다.
향후 팔레스타인 정치에 대한 지분을 요구한 셈이다.
이는 하마스에 대해 '가자지구의 통치에 어떤 형태로든 관여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평화 구상 내용과 배치된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테러로 민간인 등 1천200명이 희생된 이스라엘의 반감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하마스의 요구는 협상 자체를 파국으로 이끌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하마스는 여전히 무장해제에 대해서도 내부 이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협상부터 하고, 세부 사항은 나중에 조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이 언제나 결실을 본 것도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방안을 논의했지만, 회담은 구체적인 합의 없이 종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