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사 “여성 대상 착취와 폭력에 실질적인 책임 물어야”
▶ 콤스 “모든 일 후회”…과거 자선활동 영상 보며 흐느끼기도

힙합거물 콤스[로이터]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힙합계 거물 숀 디디 콤스(55)가 징역 4년 2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3일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욕 남부 연방법원의 아룬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이날 재판을 모두 마치고 콤스에게 징역 50개월과 5년간의 보호 관찰형을 내렸다.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착취와 폭력에 실질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메시지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전달하기 위해" 상당한 형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당신이 자수성가한 예술가이자 사업가로, 전 세계 유색인종 커뮤니티를 포함한 지역사회에 혁신과 영감을 일으켰다는 사실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수브라마니안 판사는 콤스가 흔한 성 매수자에 불과했다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반박하며 콤스에게 "당신은 단순한 성 매수자가 아니라, 이런 행위들을 돈으로 조직했다"고 지적했다.
또 콤스의 지속적인 폭력성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특히 지난해 연방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도 여성을 폭행한 사건을 언급했다.
앞서 콤스는 지난 7월 배심원단 재판에서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 2건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전체 5개 혐의 가운데 성매매 강요 2건과 범죄단체 활동(Racketeering) 공모 1건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유죄로 인정돼 징역형이 내려진 '성매매를 위한 운송' 혐의는 그가 '프릭 오프'(Freak Offs)로 알려진 '섹스파티'를 열면서 여자친구들과 자신이 고용한 남성들 간의 성관계를 위해 여행 일정을 조정한 일과 관련이 있다.
이 범죄 혐의는 백인 여성에 대한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1910년 제정된 '맨법'(Mann Act)에 따른 것으로, 성매매나 음란행위 등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과 함께 주(州) 경계를 넘는 경우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
콤스는 지난해 9월 체포된 이후 1년여간 구금돼 있었기에 수감 생활 중 양호한 행실로 감형될 가능성을 고려할 때 2028년 중 교도소에서 풀려날 것으로 미 언론은 예상했다.
NYT는 "이번 선고는 한때 음악계의 정상에 섰고 자기 명성을 패션, 미디어, 브랜딩 분야의 성공적인 사업에 활용했던 한 남자에게 내려진 충격적인 운명"이라고 해석했다.
콤스는 이날 재판에서 12분간 최후 진술로 판사에게 선처를 호소하면서 자신의 행위를 "역겹고 수치스럽고 병적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존경하는 재판장님에게 자비를 간청한다"며 "누가 뭐라고 하든, 나는 진심으로 모든 일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변호인단이 콤스를 자선가이자 영감을 주는 지도자로 묘사한 11분짜리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상을 상영하는 동안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몸을 떨며 흐느꼈다.
콤스 사건의 피해자로 재판에서 증언한 가수 캐시(본명 카산드라 벤투라) 측 변호사는 이날 선고 후 발표한 성명에서 "콤스가 초래한 트라우마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오늘 선고된 형량은 그가 저지른 중대한 범죄들의 영향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퍼프 대디, 디디라는 활동명으로 더 잘 알려진 콤스는 래퍼이자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미국 힙합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콤스는 또 이스트코스트 힙합을 대표하는 배드보이 레코드의 창업자로, 의류와 주류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성폭행 혐의로 여성들에게 잇달아 민사 소송을 당했고, 지난해 5월엔 2016년 로스앤젤레스(LA) 호텔 복도에서 당시 여자친구였던 캐시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콤스에 대한 사법 절차는 미 국토안보부가 지난해 3월 마이애미와 LA에 있는 콤스의 자택을 대대적으로 수색하고 같은 해 9월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그를 구속기소 하면서 본격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