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부 압박 속 ‘키멀 쇼’ 거부했던 지역 채널도 “방송 재개”

2025-09-26 (금) 01: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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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방송국 40개 소유 싱클레어 “시청자·광고주 등 의견 들었다”

정부 압박 속 ‘키멀 쇼’ 거부했던 지역 채널도 “방송 재개”

지미 키멀[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비판한 미국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방송 중단을 압박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 보이콧을 지속했던 지역 미디어 회사가 방송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 프로그램을 제작·방영하는 ABC방송은 우파 청년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사건에 관한 지미 키멀의 발언으로 정치적인 논란이 일자 지난 17일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가 23일부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당시 이에 따르지 않고 보이콧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던 지역 미디어 회사 싱클레어는 26일 성명을 통해 "'지미 키멀 라이브!'의 방송 중단을 종료한다"며 "해당 프로그램은 오늘 저녁부터 싱클레어의 ABC 계열사에서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싱클레어는 "지난 일주일간 시청자들과 광고주, 다양한 관점을 대표하는 지역사회 지도자들로부터 깊이 있는 의견을 받았다"며 "이는 책임 있는 방송이 왜 중요한지,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 간의 존중하는 대화가 왜 여전히 중요한지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BC와의 지속적이고 건설적인 논의 과정에서 싱클레어는 책임성 강화, 지역사회와의 대화 증진을 위한 방안들을 제안했다"며 "ABC와 (모회사인) 디즈니가 아직 이 조치들을 채택하지는 않았으나, 우리는 이러한 조치들이 신뢰와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이 프로그램 방영을 중단하기로 한 우리의 결정은 정부와의 어떤 상호작용이나 영향과도 무관하다"며 "표현의 자유는 방송사들에 지역 방송국 콘텐츠에 대해 재량을 행사할 권리를 부여한다"고 해명했다.

싱클레어는 워싱턴DC를 포함해 미국 내 약 40개 지역에서 ABC 계열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솔트레이크시티와 뉴올리언스 등 지역에서 약 30개의 ABC 계열 방송국을 소유한 미디어 회사 넥스타도 키멀 쇼 중단을 선언하고 보이콧을 지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넥스타 측은 싱클레어의 키멀 쇼 재개에 관한 입장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키멀은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MAGA) 세력이 찰리 커크를 살해한 이 녀석을 자기네 중 한 명이 아닌 다른 존재로 규정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그것으로부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미 방송·통신 규제당국인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 위원장이 키멀의 이런 발언을 문제 삼아 지역 방송사들에 이 프로그램 방송 중단을 요구하면서 미국의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논쟁에 불을 지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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