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 기술전문 비자 시행
▶ 영, 수수료 폐지 검토도
▶ 머스크·나델라·피차이도 모두 H-1B 비자 수혜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 발급 문턱을 높이면서 세계 각국의 인재 유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인공지능(AI) 액션 플랜’을 추진 중인 영국이 인재 영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규제 강화로 미국의 혁신 동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인재 쟁탈전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22일 주요 외신들은 중국과 영국·독일 등 세계 각국이 미국의 전문직 비자 규제를 기회로 삼아 인재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전 세계 주요 산업과 각 분야 우수한 인재들이 중국에 와서 뿌리내리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8월 청년 과학기술 인재 유치를 위한 ‘K비자’를 신설하고 10월 1일 시행할 예정이어서 미국 비자 규제의 수혜가 기대된다. K비자는 중국 내 초빙 기관이 없어도 입국이 가능하며 신청 절차도 간소화하는 등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산업 활성화를 위해 올해 초 ‘AI 액션 플랜’을 발표한 영국도 조만간 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영국 총리 직속 글로벌 인재 태스크포스(TF)가 766파운드(약 1,022달러)의 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의 주요 스타트업들도 “미국이 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당국에 적극적인 비자 완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3일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가 모두 전문직 비자의 수혜자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머스크는 물론 사티아 나델라 MS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모두 미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기 위해 이 ‘전문화된 기술’ 비자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H-1B 비자의 발급 수수료를 100배인 10만달러로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조치는 이들이 이끄는 거대 기술기업(빅테크) 전체에 충격파를 던졌다. 빅테크들은 H-1B 비자의 큰 이용자 중 하나다.
외국 출신 CEO를 둔 기업은 이뿐 아니다. 세계 최대 AI 칩 기업인 엔비디아를 포함해 브로드컴, 퀄컴, 인텔, IBM, AMD, 우버, 도어대시, 어도비, 로빈후드, HP, 마이크론, 팰로앨토 네트웍스, 아리스타 네트웍스 같은 잘 알려진 기업들이 다 이에 해당된다.
대만 태생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3일 “우리는 가장 뛰어난 인재들이 미국으로 오기를 원한다”며 “이민은 우리 회사의 미래, 그리고 우리나라의 미래에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논란이 된 H-1B 비자가 없었다면 실리콘밸리 최고 경영진의 모습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