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존 ‘프라임 가입·탈퇴 꼼수 소송’ 25억 달러에 합의

2025-09-25 (목) 10:25:38
크게 작게

▶ FTC 2023년 6월 소송 제기…재판 시작 사흘 만에 전격 합의

▶ 민사 벌금과 이용자 환불 포함…리나 칸 “아마존에 새발의 피”

아마존 ‘프라임 가입·탈퇴 꼼수 소송’ 25억 달러에 합의

아마존 프라임 로고[로이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고객을 속여 프라임(Prime) 멤버십에 가입하게 하고 탈퇴는 어렵게 만들었다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소송에 25일 전격 합의했다.

FTC는 아마존이 25억 달러(3조5천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이번 소송에 합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시애틀 연방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이 소송은 이번 주 9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간 바 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아마존은 FTC에 민사 벌금으로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원치 않게 프라임에 가입했거나 해지가 지연돼 피해를 당한 약 3천500만 명의 고객에게 총 15억 달러를 환불하기로 했다.

또 프라임 조건을 허위로 설명하지 못하고 가입 과정에서 프로그램 조건을 명확하고 눈에 띄게 고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구독 요금을 청구하기 전에 소비자의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하며, 사용자가 쉽게 구독을 취소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해야 한다.

아마존과 함께 소송을 당한 아마존 프라임 책임자 고위 임원 3명도 개인적인 법적 책임은 면했다.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장은 이번 벌금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FTC가 거둔 기념비적인 승리"라며 "이 정부의 FTC는 기업들이 평범한 미국인들의 힘들게 번 돈을 속여 빼앗으려 할 때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이번 합의를 통해 앞으로 나아가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고객이 프라임 멤버십을 가입하거나 해지할 때 명확하고 간단한 절차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전 세계 수많은 회원들에게 상당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2005년에 시작된 아마존 프라임은 전 세계적으로 2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가장 인기 있는 구독 서비스 중 하나로 성장했다. 연회비는 139달러이며 무료 배송, 스트리밍 콘텐츠 이용 등의 혜택을 포함한다.


FTC는 2023년 6월 아마존이 결제 관련 세부 정보와 무료 체험 조건을 불분명하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고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또는 동의 없이 프라임에 가입하도록 속였고, 탈퇴 절차는 복잡하게 만들어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Restore Online Shoppers' Confidence Act)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제재는 FTC가 내린 벌금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2019년 FTC는 당시 페이스북에 대해 소비자 프라이버시 침해로 5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합의가 "소비자와 FTC에게는 승리이지만, 아마존에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 소송을 제기했던 리나 칸 전 FTC 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5억 달러 합의는 "아마존에게는 '새 발의 피'(a drop in the bucket)"라며 "고객을 고의로 해친 경영진에게는 큰 안도감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0.94% 하락 마감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