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에서 공화당 의원들이 암살된 보수 진영의 젊은 활동가 찰리 커크를 기리는 추모 결의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표결을 앞둔 민주당 의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복수의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자칫 정치적 위협이나 폭력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당이 (결의안을 두고) 분열할 경우 결의안에 반대한 사람들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의원들이 현재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총 5페이지 분량의 커크 추모 결의안은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대표 발의했으며 공화당 의원 165명이 동참했다.

결의안은 커크 암살 사건을 규탄하는 동시에 커크에 대해 "용감한 미국의 애국자"라며 "신념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화합을 촉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또 "커크는 신이 부여한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행사하고 주류의 서사에 도전하는 '수정헌법 1조'의 가치를 몸소 구현했다. 동료 미국 시민들에 대한 존경과 용기, 존중으로 그렇게 한 것이다"라고 명시했다.

커크는 지난 10일 유타주 대학 강연 도중 22세 용의자 타일러 로빈슨에 의해 피살됐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용의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왔지만, 고인의 생전 행적에 대한 평가는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 간에 차이가 감지된다.

보수 청년 운동 조직 '터닝포인트USA'의 창립자이자 대표였던 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동성애·낙태·총기·이민 등과 관련한 커크의 강경 노선을 두고 진보 진영에서는 극단적이라는 비판도 나왔던 터다.

특히나 커크 사망 사건 이후 미국에서 진영 갈등이 심화하고 있어 민주당 의원들로선 반대 표결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와 함께 최근 ABC 방송이 '지미 키멀 라이브' 쇼를 무기한 중지시킨 것과 관련, '표현의 자유 보호' 법안을 발의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진행자 키멀은 앞서 커크의 죽음과 관련해 보수 진영의 대응을 비판한 발언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브렌던 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ABC 방송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커크가 생전에 이끌었던 '터닝포인트USA'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커크의 부인 에리카가 후임 대표를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리카와 보수 진영 인사들은 커크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혀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