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피릿 항공, 올해 두 번째 파산신청

2025-09-09 (화)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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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주 4개 공항운항 종료

▶ 고비용 구조 극복 못해

저가 항공사인 스피릿 항공이 경영난 심화로 미국 내 12개 도시에서의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이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오클랜드, 새크라멘토, 샌호제, 샌디에고 공항 서비스도 오는 10월 2일부로 종료된다.

최근 스피릿 항공은 올해 들어 두 번째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지난해 11월 첫 번째 파산보호에 들어간 뒤 지난 3월 구조조정을 마치고 경영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국내선 항공 요금 약세와 높은 비용 구조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스피릿 항공은 지난 3월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7억9,500만달러를 주식으로 전환했지만, 항공기 감축이나 노선 축소 같은 근본적 개편은 피했다.


스피릿 항공은 파산보호 신청과 관계없이 예약과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어진다고 밝혔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주가가 한 달 새 72% 폭락했고, 신용카드 결제사들이 담보금을 요구하는 등 유동성 위기가 커지고 있다. 노동조합은 수백여 명의 승무원이 이미 휴직 상태이며, 올해 안에 수백 명의 조종사들이 무급휴직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스피릿 항공은 최근 엔진 리콜 문제와 제트블루 인수 실패 등으로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의 여행 패턴 변화도 치명적이었다. 여행객들이 초저가 항공 위주의 단거리 여행에서 벗어나, 더 편안한 서비스와 국제선 중심의 여행으로 이동하면서 스피릿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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