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단속 경제 ‘역풍’… 1위 맥주도 타격

2025-09-0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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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이민자 강경 정책

▶ 히스패닉계 소비 위축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정책이 경제에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로 특히 히스패닉계의 소비가 위축되고 이들이 주 소비층인 기업 등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서류를 갖추지 못한 이민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단속은 미국 시민이거나 합법적 신분의 다수 히스패닉계 사이에서도 냉각 효과를 가져왔다”고 6일 지적했다.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히스패닉계는 코로나19 팬데믹 회복기에 소비의 주역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물가 상승과 노동 시장 냉각으로 이들의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히스패닉 가구의 소비는 6월까지 1년간 거의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백인과 흑인 가구의 지출은 지난해보다 더디긴 하지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도 히스패닉계의 소비 지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인 ‘모델로’ 제조업체인 컨스털레이션 브랜즈는 최근 이번 회계연도 실적 전망을 대폭 낮췄다. 히스패닉 소비자의 수요 감소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영향을 그 이유로 들었다.

빌 뉴랜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달간 히스패닉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급 맥주 소비 감소가 시장 전반의 감소세보다 더 두드러졌으며 이는 맥주 사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히스패닉 소비자는 이 회사 맥주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고객층이다.

히스패닉계 소비 위축과 이민 정책 등에 대한 우려는 건설과 요식, 뷰티 등 다른 업계로도 번지고 있다.

향수 등을 제조하는 뷰티 기업 코티는 이민 정책 변화가 사업 둔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지난달 밝혔고, 윈덤 호텔 & 리조트는 이민 및 무역 불확실성을 고객 변동성과 연결지었다고 FT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식 바비큐 체인 ‘GEN 레스토랑 그룹’은 캘리포니아·텍사스·네바다주 등 히스패닉 고객과 직원이 많은 지역에서 이민 단속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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