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 주민들, 보호 요구해야…시카고의 헬프콜 기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국 제3의 도시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범죄 악화 상황을 부각하며 군 병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거듭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종교자유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시카고에 들어가 바로잡고 싶다"며 "시카고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시카고를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시카고가 우리에게 '부디 도와달라'고 전화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아주 짧은 기간에 50건의 살인과 수백 명의 총격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 후 주지사가 나와서 '범죄는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정말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군 투입 방침에 연일 강력 반발하는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두고 한 말이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지난 주말 엑스(X·옛 트위터)에서 "독재자들은 여러분의 침묵 속에서 번성한다. 미국을 위해 크게 외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도 "이번 주말 시카고에서 6명이 살해됐고, 12명은 총에 맞아 중태"라며 "이는 지난 몇주 동안 약 50명이 살해됐고 총에 맞은 수백명 가운데 다수가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이어 "프리츠커 주지사는 방금 연방 정부의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왜인가?"라며 "이 사람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5%인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나는 시카고 주민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돕길 원한다. 오직 범죄자만 당할 것"이라며 "우리는 신속히 움직여 이 광기를 멈출 수 있다. 시와 주(정부)는 이 일을 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리노이 주민들은 함께 뭉쳐 (연방 정부에) 보호를 요구해야 한다"며 "상황은 악화할 뿐이다. 너무 늦기 전에 당장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올린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워싱턴DC는 불과 몇주 만에 안전지대가 됐다. 다음은 누구인가"라고 적었다.
이는 워싱턴에 군 병력을 투입한 결과 범죄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시카고 등에도 불법 이민자 및 범죄자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지원하기 위한 주방위군 투입을 거듭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지사의 요청 없이 대통령이 주방위군을 국내에 투입하는 명령을 내리는 것에 위법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일리노이 주민에게 주지사를 압박하라는 취지로도 읽힌다.
주방위군 투입과 별개로 미 국토안보부(DHS)는 시카고에서 불법 이민자의 뺑소니 교통사고로 시민이 숨진 사건을 거론하면서 이민자 단속을 위한 '미드웨이 블리츠 작전'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DHS는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범죄자와 불법 이민자는 프리츠커 주지사와 그의 피난처 정책(불법이민자 수용 정책)이 자신들을 보호하고 미국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게 해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시카고와 일리노이로 몰려들었다"며 "이들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은 모두 미국 야당인 민주당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군 투입 방침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시카고는 민주당 소속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미국 내 도시에 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전쟁하려는 게 아니다. 도시들을 정화하려는 것"이라면서 시카고에 대한 군 투입 결정을 하루, 이틀 안에 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