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PD 임무 중 총격 너무 잦다… 비판 고조

2025-09-08 (월) 12:00:00 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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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1.5배나 급증세
▶ 지난달 사흘 연속 발생

▶ 맥도넬 국장 비판 여론
▶ 이민단속 옹호도 ‘논란’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을 요청했던 한인 양용씨가 지난해 5월 출동한 LA 경찰국(LAPD) 경관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LAPD 소속 경관들의 임무 중 총격 대응 사건이 최근 들어 급증하면서 짐 맥도넬(66) LAPD 국장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지난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LAPD 감독 기관인 LA 경찰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맥도넬 국장이 LAPD 수장으로 부임해 경찰국을 이끌게 된 이후 그의 성과를 칭찬하며 우호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LAPD 경관이 총을 발포한 사건이 31건으로 늘어 전년 같은 시점의 20건보다 많아진 상황에서 특히 지난달 사흘 연속으로 사건이 벌어지자 분위기가 변했다.

경찰위원회는 얼마 전 회의에서 맥도넬 국장에게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발포 자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를 추궁했다. 경찰위원회의 라샤 거지스 실즈 부의장은 맥도넬 국장에게 “칼이나 흉기를 든 이들, 정신건강 위기 상황에 있는 이들과의 충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위원회와 맥도넬의 관계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우호적이지만, 내부적으로 일부 커미셔너들은 징계 사건 처리에 대한 그의 대응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커미셔너들은 “사흘 연속 총격은 너무 많다”면서 향후 회의에서 총격 사건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맥도넬 국장은 그러겠다고 했다.

그러나 맥도넬 국장은 경관들이 방아쇠를 쉽게 당기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범죄자들이 경찰을 공격하려는 의지가 높아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경관들이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초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맥도넬 국장은 총격 사건에 대한 질문에 대해 경관들은 자신이나 대중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총을 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자주 놓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타깝게도 그건 직업의 일부”라며 “그런 위협 노출은 경관이나 부서 차원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LAPD가 예전 과도한 무력 사용을 묵인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올여름 반 이민 단속 시위에서 강경 대응을 옹호한 그의 태도도 일반 경관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준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UCLA 러스킨 공공정책대학원의 조르자 립 교수는 LAPD가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LAPD가 다시 내향적 조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일각에선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과 관련한 맥도넬 국장의 태도와 대응을 문제 삼기도 했다.

맥도넬 국장은 지난 6월 시의회 청문회에서 연방 요원들을 “우리의 파트너”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았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안드레스 권 정책자문은 맥도넬의 이민 관련 행적이 ACLU가 그의 국장 임명에 반대한 이유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6월 반이민 시위에서 LAPD가 시위대와 기자들에게 강경하게 대응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정치학과 페르난도 게라 교수는 방어복을 입은 경관들이 시위대를 막아서는 모습이 “LA 경찰이 LA 주민들보다 연방 요원과 건물을 더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맥도넬은 경찰관들이 “즉각적이고 신뢰할 만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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