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혁신, 리더십, 친기업적 대통령”…빅테크 CEO, 트럼프 띄우기

2025-09-05 (금) 01: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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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백악관서 만찬…구글 CEO “반독점 소송 끝나서 기쁘다”

“혁신, 리더십, 친기업적 대통령”…빅테크 CEO, 트럼프 띄우기

백악관 만찬[로이터]

"친기업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대통령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샘 올트먼 오픈AI)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팀 쿡 애플 CEO)

애플과 오픈AI, 구글 등 미국 주요 기술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서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주요 기술 기업 CEO들과 백악관에서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팀 쿡 애플 CEO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오픈AI 샘 올트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IBM 아빈드 크리슈타 CEO,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앞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주재한 'AI 교육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한 이들 CEO를 만찬에 초청했다. 이들 기업의 미국 내 반도체 제조와 인공지능(AI) 투자를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에 필수적인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문제 등을 언급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고, CEO들은 "감사하다"는 뜻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올트먼 CEO는 "친기업적이고 혁신 친화적인 대통령이 돼주셔서 감사하다"며 "매우 신선한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이 덕분에 미국이 세계를 오랫동안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며, 이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오픈AI는 지난 1월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함께 향후 4년간 약 5천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쿡 CEO는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일부 핵심 제조를 미국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된 것도 대통령의 혁신에 대한 집중과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애플은 향후 6천억 달러를 투자하고, 특히 애플 기기의 미국 생산을 위해 대규모 '미국 제조 프로그램(AMP)'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구글의 반독점 소송과 관련해 지난 2일 판결을 받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에게도 말을 건넸다.

워싱턴DC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검색 시장에서의 경쟁 기회 확대를 위해 미 법무부가 요구했던 구글 크롬 등 상당 부분을 기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구글)에게 아주 좋은 날이었다. 그 '큰 날'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지 않나?"라고 물었고, 피차이 CEO는 "(소송이) 끝나 기쁘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 소송은 바이든(전 대통령)이 제기한 거다. 알고 있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에게는 영국 내 규제 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유럽연합(EU)와 영국은 최근 주요 플랫폼 기업에 대해 불법 및 유해 온라인 콘텐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저커버그가 놀란 듯 "잘 듣지 못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게 당신 정치 경력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농담했다. 저커버그가 곤란한 질문을 피하자 "정치인 같다"고 가벼운 농담을 던진 것이다.

이에 저커버그는 웃으며 "아니다"라고 답했다.

만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5월 백악관 직을 떠나며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가 있었던 머스크는 "만찬에 초청받았지만, 아쉽게도 참석할 수 없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황 CEO가 초청받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황 CEO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개별적으로 만나 엔비디아 AI 칩의 중국 판매 허가를 받아내기도 했다.

소식통은 황 CEO가 대통령이 실질적 사안에 집중할 수 있는 일대일 소통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찬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 투자부터 AI 교육까지 기술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려 한다는 점을 보여줬으며, 업계 역시 대통령의 환심을 사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냈다고 WSJ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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