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DC 배치된 군인들 인터뷰…주요 도시 병력 투입 정당화 의도인 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수도 워싱턴 DC에 투입된 주(州)방위군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소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워싱턴 DC에는 컬럼비아 특구(워싱턴 DC)를 포함한 6개 주의 방위군 2천여명이 배치됐다. 주방위군은 각 주정부 소속으로 평시에는 재해 구호 활동 등을 한다. 필요한 경우 대통령의 지휘를 받으며, 해외 파병되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워싱턴 DC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지난 6월 '불법 이민자 단속'에 항의하는 폭동 진압을 이유로 시작된 로스앤젤레스(LA)로의 주방위군 투입 이후 두번째 주방위군 투입이었다.
국방부는 "(워싱턴 DC) 임무에 투입된 이후, 방위군 대원들은 개인이 공공 안전을 위협한 여러 사건에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워싱턴 DC 방위군 소속 양기호 육군 대위는 지하철역에서 흉기를 휘두른 한 남성을 제압한 일을 소개하면서 "그 지역 주변 시민들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고 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방위군 소속 니콜라스 개리슨 육군 일병은 기차에 치인 한 남성을 구했다면서 "그가 빨리 도움받도록 하는 데 우리의 존재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밖에 시내 한 공원 주변에서 폐타이어와 쓰레기를 수거하고, 철도 선로 옆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호한 사례도 소개했다.
'워싱턴 DC를 다시 안전하고 아름다운 곳으로'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에 따라 다양한 방범·미화 활동을 벌였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틈나는 대로 자신의 조치 덕에 워싱턴 DC의 범죄가 사라졌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지난달 25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는 이 대통령이 "거리가 아주 깨끗하다"며 놀라워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국방부가 이처럼 워싱턴 DC에 배치된 주방위군의 활약을 소개한 배경에는 군 병력 투입에 비우호적인 여론을 불식시키고,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다른 주요 도시의 주방위군 투입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카고를 비롯해 뉴욕, 볼티모어 등 주지사나 시장이 민주당 소속인 곳에 방범·치안을 이유로 주방위군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 DC에 투입된 주방위군을 이끄는 래리 도언 육군 대령은 "많은 대원이 직업과 가족을 뒤로하고 이 지역에서 우리를 돕기 위해 왔다"며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방위군의 가장 훌륭한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 소속 변호사 약 600명을 이민 소송 재판을 위해 임시로 법무부로 파견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으로 체포·추방되는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소송도 급증했기 때문인데, 이민 담당 판사들이 대규모 해고되거나 사임한 데 따른 인력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