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의 관계개선 흐름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서 열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관영매체가 이를 두고 '쿼드의 본질적 결함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인도에서 열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를 언급하며 "인도에 불만을 품은 미국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담을 지렛대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동맹국과 파트너에 대한 미국의 공약(commitment)이 얼마나 느슨한지를 드러내며, 대립·고립·배타성으로 특징지어지는 미국 주도 소집단의 딜레마를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동맹국을 경제나 안보 보호의 '무임승차자'로 보고 있으며 필요하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맹국의 이익을 희생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며 "미국이 동맹국과 파트너국에 무자비하게 관세를 부과한 것은 그들(동맹국)이 (미국의) 마음대로 거래되고 버려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룽싱춘 쓰촨외국어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를 인용하며 "미국의 동맹국과 파트너는 미국과 동일한 전략적 목적을 유지하고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미국의 공약은 자국 이익에 따라 계속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한때 인도가 쿼드 가입을 망설인 것과 관련해 미국은 쿼드 구조의 본질적 결함에 대해 스스로 의문을 제기했어야 한다"며 "다극화와 다변화된 협력으로 나아가는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고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려는 조직은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매체의 이런 논평은 중국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이 결속을 과시한 가운데 나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1일 SCO 정상회의장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친구처럼 손을 잡고 웃으며 담소했다.
이를 두고 인도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맞서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왔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 주도로 만들어진 안보협의체 쿼드와 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 SCO에 모두 가입해 있다.
미국은 지난달부터 인도에 상호관세 25%와 러시아산 석유 구입에 따른 제재성 '2차 관세' 25%를 더해 50%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