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티, 예멘 내 유엔 직원 무더기 구금… ‘총리 피살’ 보복

2025-08-31 (일) 05:53:15
크게 작게

▶ 이스라엘 공습에 고위급 사망에 즉각 대응…유엔 총장 강력 규탄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긴장을 끌어올리는 와중에 예멘 내 유엔 사무실에 들이닥쳐 직원을 무더기로 구금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안보 소식통은 후티가 예멘 수도 사나 등지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사무실로 진입해 직원들을 붙잡았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후 유엔 직원 11명이 후티에 구금 당했다고 확인하고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촉구했다.


한스 그룬버그 유엔 예멘 특사도 후티의 유엔 부지 강제 진입과 직원 구금, 재산 압류를 규탄했다.

이어 후티에 "모든 유엔 직원과 국내외 비정부기구(NGO), 시민 사회 단체, 외교 사절단을 즉각적이고 무조건 석방하라"라고 촉구했다.

앞서 한 안보 소식통은 수도 사나 등지에서 WFP 직원 7명, 유니세프 직원 3명이 각각 사무실에 들이닥친 후티 반군에 붙잡혔다고 전했다.

전날 예멘 안보 소식통은 후티 당국이 사나와 다른 지역에서 "이스라엘과 협력한 혐의"로 수십명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WFP는 성명에서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멋대로 구금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후티는 지난 1월에도 유엔 직원 8명을 구금하는 등 현재 유엔과 구호단체 직원 수십명을 억류한 상태다.

그룬버그 특사에 따르면 후티가 유엔 직원 23명을 구금 중이며 이 직원 중 일부는 2021년과 2023년부터 억류돼 있다.


이번 후티의 유엔 직원 구금은 지난 28일 이스라엘의 공습에 후티 반군 정부의 아메드 갈리브 알라위 총리와 다른 각료들이 숨진 직후 벌어졌다.

후티는 알라위 총리와 장관 여러 명이 예멘 수도 사나에서 회의 도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하며 이스라엘에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이스라엘군의 치명적인 공격으로 후티 정부와 군의 관계자들이 제거됐다"며 "이는 공격의 시작일 뿐이며, 우리는 모든 이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홍해에서 이스라엘 소유의 선박이 공격받아 배 근처에서 폭발이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와 영국 보안업체 앰브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남서쪽 홍해상에서 라이베리아 선적이자 이스라엘 소유 선박의 폭발이 보고됐다.

UKMTO는 해당 선박이 "미상의 발사체에 의해 인접한 곳에서 폭발음이 났고, 큰 폭발음이 들렸다"라고 보고했으며 선원들이 모두 안전한 상태로 다음 항해를 계속한다고 밝혔다.

앰브리는 해당 선박이 이스라엘 소유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후티와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직 후티는 이번 폭발과 관련해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후티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팔레스타인 지지를 명분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지속적으로 발사하는가 하면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관된 상선을 공격해왔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