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주류’ 위상 확대 기대
▶ 주의회, 9월20일 선포식
▶ 술 넘어 한국 ‘문화유산’
▶ 수요증대·저변 확대 기대

가주 의회가 매년 9월 20일을 ‘소주의 날’로 공식 제정한 가운데 25일 새크라멘토 주 의회에서 열린 공식 축하 행사에서 정치와 업계,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다양한 한국 소주를 시음해보고 있다. [롯데칠성 제공]
캘리포니아 의회가 매년 9월 20일을 한국 ‘소주의 날’(Soju day)로 제정한 가운데 이를 기념하는 공식 축제 행사가 25일 새크라멘트 주의회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소주의 날’ 선포식과 함께 소주 시음회, 한국 전통 공연, 지역 사회 축하 행사 등이 마련돼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문화의 한 마당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이날 롯데칠성 등 한국 업체들은 물론 미국에서 소주를 생산하는 현지 소주 업체들도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롯데칠성이 제공한 주력 브랜드 ‘처음처럼’ 제로슈거 소주 ‘새로’ 과일소주 ‘순하리’ 등 한국을 대표하는 소주 브랜드 제품을 시음하며 정갈하고 깔끔한 소주의 맛에 매료됐다.
특히 이날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주 정부 인사, 문화 단체, 정치인들이 참석해 한국 전통주와 문화의 세계적 위상을 되새겼다. 또한 문화 교류 증진과 함께 한인 사회의 기여를 조명하고, 지역사회 내 한국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소주의 날 제정에 앞장서온 최석호 주 상원의원(공화·37지구)은 “한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 소주가 이제 주류사회에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며 “‘소주의 날’ 선정을 계기로 시장이 더욱 성장하여 한국기업 뿐만 아니라 현지 미국 업체도 소주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를 희망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주 의회가 제정한 소주의 날은 한국 음식이나 주류를 소개하는 제정일을 가주에서 선포하는 것으로는 ‘김치의 날’(11월 22일)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제정으로 가주는 물론 미 전역에서 소주 등 K-주류의 위상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 의회를 통과한 소주의 날 지정 결의안(SCR-095)은 매년 9월 20일을 공식적으로 소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은 또 소주가 단순한 술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가주 주민이 소주가 상징하는 한국의 주류와 문화를 배우고 참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소주는 최근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과일 소주의 경우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이 30%를 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기존의 한국 소주가 한인들을 중심으로 음용되었다면 과일 소주의 경우 한인 시장을 넘어 주류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주는 보드카 등을 대체하며 각종 칵테일 음료 재료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류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소주 등 한국 주류에 대한 관심과 소비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칠성 김경동 미국법인장은 “미국 내 소주 시장이 커지면서 현지 미국 업체들도 관심을 가질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다”며 “한국 소주가 이제 미국에서 일본의 사케, 중국의 백주,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 멕시코의 테킬라와 같이 세계적인 주류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주의회를 통과하고 주지사의 서명을 받아 확정된, 주류 판매면허 요식업소에서 미국 내 제조 소주도 판매를 허용하는 법안(AB-2069)으로 소주 시장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산 과일 수주가 급성장함에 따라 한국산 과일 소주를 모방한 유사 제품들이 우후죽순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이 법안으로 소주 판매 증대 효과는 있지만 일각에서는 전통 소주 제조 방식이 아닌 와인 제조 방법으로 생산된 제품이 저가에 유통되면서 우려를 사기도 한다.
<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