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 관세 부과하면 무역 전쟁 촉발…노동자·소비자에 부정적 영향”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일각에서 '불균형 합의'로 비판받는 미국과 EU의 무역 합의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25일자에 게재될 기고문에서 "이 합의는 긴장 고조와 대치 대신에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택한 의식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도 24일 같은 내용의 기고문을 실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들 기고문에서 "민주주의 세계의 양대 경제권이 합의에 실패하고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고 생각해 보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뻐했을 곳은 모스크바와 베이징이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어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성격의 15% 일괄 관세율을 들어 "완벽하지는 않지만 견고한 합의"라고 자평했다.
미국 상품이 EU엔 대부분 무관세로 들어오게 돼 '굴욕 협상'이라는 비판에는 "우리가 보복으로 관세를 부과한다면 비용이 많이 드는 무역 전쟁을 촉발할 위험을 감수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노동자, 소비자,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EU가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바꾸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계속해 더 높고 예측 불가능한 관세 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EU의 결정을 방어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무역 합의의 최대 강점은 "EU 제품의 대부분, 특히 자동차와 의약품에 대해 15%의 명확한 한도를 설정했다는 점"이라며 "관세 상한선을 명확히 함으로써 미국과의 무역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백만 유럽인에게 명확성과 안전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항공기 부품, 복제 의약품 같은 전략적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확보했다면서 "이들은 유럽 경쟁력에 필수적인 분야"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 합의는 한 챕터의 끝을 의미하지만, 유럽의 미래 번영의 역사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며 "유럽은 세계 각국과 무역 관계를 강화하고 다각화해 유럽의 수출, 성장,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최근 멕시코 및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과 무역 합의를 마무리하고 스위스 및 영국과 관계를 심화했다"며 "또한 인도네시아와도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인도와도 연내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또 "현재 EU 회원국 간 무역량은 미국과 무역량의 절반 미만"이라며 "행정 절차 간소화부터 국경 간 서비스 발전" 등을 통해 유럽 내 단일 시장을 완성하는 게 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