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청래, 일주일 만에 또 호남행… “광주·전남 의원들 어디 갔냐”

2025-08-09 (토) 12:00:00 이서희 기자
크게 작게

▶ 야 지도부, 5·18 민주묘지 참배

▶ 첫 현장 최고위 낮은 출석률 질타
▶ “통합 인선 불만에 기강 잡기” 분석

정청래, 일주일 만에 또 호남행… “광주·전남 의원들 어디 갔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일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윤상원 열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다. 5·18 시민군 대변인이자 항쟁 지도부 홍보부장이었던 윤상원 열사는 5·18 대표곡인‘님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이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또다시 호남을 찾았다. 지난 2일 대표 선출 직후 첫 외부 공개 일정으로 폭우 피해을 입은 전남 나주를 찾아 일손을 보탠 데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호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표나게 보답하겠다”고 약속해 왔다. 자신을 당대표로 선출해 준 ‘텃밭부터’ 살뜰히 가꾸겠다는 의지다.

이날 정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첫 행선지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였다. 민주항쟁 추모탑에 헌화 및 참배한 뒤 전남 무안군으로 이동해 민주당 전남도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정 대표 체제에서 첫 현장 최고위였다.

정 대표는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1980년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스러져간 광주 영령들의 공이 컸다”며 “(그러나) ‘이런 광주에 대해 특별한 보상이 이뤄졌는가’라는 질문에 민주당이 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서삼석 의원을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에 임명한다고 밝히며 “호남 발전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그 성과물을 연내에 당에 보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 대표는 “공공의대 설립, 교통망 확충 등 호남의 숙원 사업이 특위를 통해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며 “집권여당으로서 말이 아닌 실천으로, 약속이 아닌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회의 분위기는 다소 냉랭했다. 회의 전 정 대표가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낮은 출석률을 질타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광주·전남 소속 의원들은 다 어디 갔나”라고 물으며 “사무총장께서는 (불참한 의원들이) 왜 안 왔는지 사유를 조사해서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며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의원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광주·전남 소속 의원 18명 중 절반 이상은 최근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정 대표가 ‘과거는 묻지 않겠다’면서 지도부에 박 의원 측 인사들을 인선하는 등 통합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나”라며 “그런데도 첫 현장 회의부터 의원들이 호응하지 않으니 언짢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당 안팎에선 정 대표가 ‘내 편’만 챙기는 행보를 거듭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호남을 벌써 두 번이나 찾은 반면, 제1야당 대표인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의 만남 일정은 여전히 잡지 않고 있다.

<이서희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