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밥 한입에 먹기’ 챌린지
▶ 요리영상 조회수 수천만회
▶ “나도 먹고싶다” 댓글 쇄도
▶ K-푸드 대표 주자로 등극
“김밥 한입에 먹기.”(틱톡 이용자 ‘mas***’)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을 타고 김밥이 다시 한번 도약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케데헌 주인공들이 김밥 한줄을 통째로 먹는 장면이 해외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틱톡 해외 이용자 ‘wee***’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 루미의 김밥”(Rumi‘s kimbap from K-Pop Demon Hunters)이라며 올린 관련 영상이 44만2,000회의 조회수와 1만1,000개의 ‘좋아요’를 기록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같은 ‘김밥 한입에 먹기’ 챌린지 등 소셜미디어에는 ‘김밥’(gimbap) 관련 게시글과 영상이 쏟아진다.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gimbap’ 해시태그가 18만 건 이상 등록됐으며, 틱톡에서도 관련 영상이 1만7,000건을 넘겼다. 인스타그램 해외 이용자 ‘coo***’가 쌀을 씻고 단무지, 시금치 등 재료를 손질하는 ‘김밥 요리’ 영상은 릴스에서 조회수 2,236만 회를 돌파했다.
이 영상에는 “일주일 전쯤 처음으로 먹어 봤는데 중독됐다”(I’ve had this for the first time in my life about a week ago, and I am obsessed), “나도~~ 먹고싶다”(I want some tooooo), “레시피를 알려 줄 수 있나요”(Can you give the recipe) 등의 영어 댓글이 달렸다.
앞서 김밥은 2023년 ‘냉동 김밥’으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을 강타했다. 식료품점 ‘트레이더조스’에 냉동 야채 김밥이 출시 몇 주 만에 품절됐는데, 당시 한국계 미국인 세라 안씨가 올린 영상이 큰 역할을 했다. 안씨가 틱톡에 올린, 냉동 김밥 제품을 데워 시식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조회수 1,100만여회를 기록했다. 현재 누적 조회수는 1,408만회다. 댓글은 4,000여개가 달렸는데 대부분 한인 외 미국인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김밥에 호기심을 표하는 반응이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은 김밥 수출로 이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김밥과 즉석밥 같은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38.4% 증가한 4,4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에서 쌀 가공식품 수출액 증가율이 51.0%로 가장 가팔랐다.
또 지난해 9월 풀무원은 한국 식품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에 있는 대형 마트 샘스클럽에 냉동 김밥을 수출했다. 포장지엔 ‘K-스트리트 푸드’라는 문구를 넣어 한식임을 강조했다.
올해 3월에는 워싱턴포스트(WP)에 ‘어떻게 한국의 김밥은 위안을 주는 음식에서 글로벌 센세이션이 되었나’라는 제목의 기고가 실리기도 했다.
해당 글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함께 주인공의 아침 식사였던 김밥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밥이 인기를 끌자 원조가 어디냐를 놓고 논쟁이 일기도 한다. 김밥은 ‘한식’으로 분류되지만, 일본 마키스시의 일종인 ‘노리마키’에서 영향을 받은 음식이라는 역사적 해석도 존재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오늘날의 김밥은 일제강점기 일본으로부터 전해진 ‘김초밥’이 우리나라 방식으로 발전한 음식이다.
1925년 12월10일 자 조선일보 ‘물건 살 때의 여러 가지 주의’ 기사에는 “일본 김밥을 만들려면 굵은 쌀을 구입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1930년 3월 7일 자 동아일보 ‘부인의 알아둘 봄철 요리법(2)’ 기사에는 ‘김쌈밥’(노리마기스시)이 소개되고 있다. 국립국어원이 1977년 노리마키를 ‘김밥’으로 순화해 부르는 것을 제안하면서 점차 노리마키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김밥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이런 기록들로 인해 김밥이 일본 음식에서 기원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참기름을 바르는 김밥은 식초를 쓰는 노리마키와 다르며 이는 라면과 라멘의 차이와 같다는 반론이 맞선다.
현재 세계 시장을 강타한 한국 라면은 일본 라멘과 분명히 다르고, 그렇기에 한국 라면을 일본 라멘의 ‘짝퉁’이라고 하지 않듯 김밥의 원조가 일본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