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계 U대회 육상 계주 최초로 우승하고 금의환향

(영종도=연합뉴스)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육상 남자 계주 400m에서 금메달을 딴 서민준(왼쪽부터),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김정윤이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 메달을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7.29
육상 한국 남자 400m 계주팀 맏형 이재성(광주광역시청)이 태극기를 들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섰다.
서민준(서천군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김정윤(한국체대)이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고 이재성의 뒤를 따랐다.
대한육상연맹과 한국대학육상연맹은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에서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남자 400m 계주 대표팀 환영식'을 열었다.
한국은 지난 27일 독일 보훔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50을 기록, 38초80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육상이 U대회 남자 400m 계주를 포함한 릴레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32회를 맞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대한육상연맹은 "세계 종합대회에서 계주 종목 우승을 차지한 것도 이번 U대회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인천국제공항을 찾아 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축하 인사를 했다.
맏형 이재성은 "걸어다닐 때도 후배들과 배턴을 주고받는 훈련을 했다"며 "결국 결선에서 가장 좋은 모습이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은 예선에서는 3번 이재성에서 4번 김정윤으로 넘어갈 때, 한 번에 배턴을 넘기지 못했다.
실수가 나왔는데도 39초14, 전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재성과 후배들은 자신감과 경계심을 동시에 품었다.
이재성은 "예선에서 실수를 했는 데도, 1위 남아프리카공화국(38초85)과 격차가 크지 않았다"며 "결선에서는 더 집중했고, 목표했던 금메달을 따냈다"고 떠올렸다.
첫 주자 서민준은 "독일에서 태극기를 두르고 세리머니를 펼쳐서 기쁘다"며 "계주는 팀 워크가 중요한 경기다. 서로를 믿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스타트에 약점이 있는 나마디 조엘진은 '출발 부담'이 적은 2번 주자로 나서, 맘껏 속력을 끌어올렸다.
나마디 조엘진은 "2번 주자는 내 장점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리"라며 "우리가 1위를 차지했을 때,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가슴이 벅찼다"고 회상했다.
앵커 김정윤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할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U대회에서 거둔 값진 성과는 한국 육상과 젊은 스프린터들에게 자신감을 안겼다.
이제는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을 향해 뛴다.
2023년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이정태, 김국영, 이재성, 고승환 순으로 달려 38초74로 3위에 올랐다.
한국 육상이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딴 건, 성낙균, 장재근, 김종일, 심덕섭이 이어 달려 3위를 한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3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
올해에는 기록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팀은 지난 5월에 3개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5월 10일 중국 광저우 2025 세계릴레이선수권 예선에서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고승환이 38초56을 기록, 지난해 6월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에서 이시몬, 김국영, 이용문, 고승환 순으로 달려 작성한 종전 한국 기록 38초68을 0.12초 당긴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5월 11일 세계릴레이선수권 패자부활전에서는 앵커를 고승환에서 이준혁으로 바꿔 38초51을 달성, 한국 기록을 더 단축했다.
5월 31일 경북 구미시민운동장에서 벌인 2025 아시아육상선수권 계주 결선에서는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이 38초49로 우승했다.
한국 육상 최초로 따낸 아시아선수권 남자 400m 계주 금메달이었다.
이번 하계U대회에서는 이준혁 대신 김정윤이 마지막 주자로 나섰고, 한국 기록보다 0.01초 느린 38초50으로 금맥을 캤다.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2회 연속 남자 400m 계주 메달 획득을 노린다.
2028년 LA 올림픽에는 38초2대 기록을 세워야 출전권을 노릴 수 있다. 안정권에 진입하려면 37초대 기록을 세워야 한다.
넘어야 할 허들은 무척 많지만, 한국 육상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한 번도 서지 못한 올림픽 남자 400m 계주 무대에 오르는 짜릿한 상상도 해본다.
남자 100m에서 비슷한 기록을 낸 또래 선수들이 동시대에 등장해 기대감은 더 커진다.
이준혁은 10초18, 나마디 조엘진은 10초30, 이재성은 10초32, 서민준과 김정윤은 10초35의 개인 최고 기록을 보유 중이다.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시청)도 부상을 털어내고, 올해 10초29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국 현역 남자 200m 최강자 고승환(광주광역시청), 100m 10초30의 기록을 보유한 이시몬(안양시청)도 합류해 계주팀 전략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나마디 조엘진은 "올해 안에 개인 최고 기록을 깨고, 이후 더 기록을 단축하겠다"고 말했다.
서민준도 "100m는 10초2대, 200m는 20초5대 진입이 올해 목표"라고 밝혔다.
막내들의 당찬 포부를 들은 이재성은 "우리 후배들이 LA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엄청나게 성장할 것"이라며 "나도 기록을 더 단축해, 후배들과 함께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메달을 따고, LA 올림픽에도 꼭 출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