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봉쇄 조치로 심각한 기아 상태에 빠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미국이 새로운 구호 통로(aid corridor)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 운영하는 구호품 보급소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난민들이 수십명씩 숨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새로운 휴전과 함께 구호물자가 흐를 수 있는 인도적 통로가 마련되기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 이에 실제로 동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양측이 모두 동의한 구호 통로가 설치돼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며 "인도주의적 상황이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주된 초점"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구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그리고 이 같은 인도적 문제를 풀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이날 가자지구로 향했다.
브루스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가 어디서 누구와 만나 어떤 의제를 논의할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는 대신 "이 (휴전) 협정을 마무리하는 역동적인 과정에 있는 상황"이라며 "좋은 소식이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가자지구의 새로운 구호 통로는 잇단 총격 사건을 일으킨 이스라엘군을 배제하고, 다른 경비 병력을 배치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브루스 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국무장관이 언급했던 지원 통로를 통해 여러 구호 단체들이 그 지역에 필요한 물자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 구호품이 하마스에 의해 탈취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해 전쟁 물자로 쓰기 때문에 총격이 이뤄졌다는 이스라엘 측 시각에 동조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구호품을 받으려던 가자지구 주민 최소 93명이 사망했다. 19일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운영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 구호품 배급소를 찾은 팔레스타인인 최소 32명이 숨졌으며 목격자들은 이스라엘군이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