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0년 빈도 물폭탄에 충남 곳곳 범람·침수…기찻길·도로 통제

2025-07-16 (수) 05: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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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에 시간당 114.9㎜ 극한호우…충남 5개 시군 학교 일괄 휴교령

▶ 차량 침수로 1명 숨져, 주민 124명 대피…오늘까지 최대 180㎜ 더 내려

100년 빈도 물폭탄에 충남 곳곳 범람·침수…기찻길·도로 통제

(당진=연합뉴스) 충남 서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린 17일 새벽 충남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폭우로 잠겨 있다. 2025.7.17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밤사이 충남 서해안 일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곳곳이 침수되면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홍성 갈산천이 범람하는 등 다수의 금강지류 하천 수위가 심각단계에 도달하고 산사태 우려가 커지면서 주민 대피가 이어졌다.

서산의 한 도로에서는 차량이 침수되면서 50대 1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일부 고속도로에서는 토사가 흘러내려 양방향 차량 통행이 통제됐고, 코레일도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장항선, 서해선 일부 구간 일반열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 시간당 100㎜ 폭우에 하천 범람·곳곳 침수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6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6시부터 17일 오전 5시까지 서산에 344㎜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서천 춘장대 266㎜, 태안 238㎜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밤사이 200∼3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서산엔 시간당 114.9㎜의 극한호우가 쏟아졌는데, 이는 100년에 1번 발생할 수 있는 강수량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물폭탄이 떨어진 서산 성연면 성연삼거리 일대에는 빗물이 가득 찼고, 읍내동 골목과 도로는 침수됐다.

당진시 채운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빗물이 들이차면서 차량 10여대가 침수됐다.

폭우에 홍성 갈산천이 범람했고, 당진천에 유입되지 못한 빗물은 주변 시장으로 흘러들어갔다.


홍성군은 갈산천 시장 주변에 거주 중인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고, 당진시는 하천 범람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봉평리, 모평리, 대운산리 등 지하층·저지대 거주 주민들에게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달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금강지류인 예산 삽교천 4개 지점 수위가 모두 홍수 경보단계를 보이고 있으며, 당진 역천, 세종시 상조천교에도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삽교천 구만교 지점 수위는 경보 수위인 7.3m보다 2m가 높은 9.72m에 달했다.

◇ 고속도로·기찻길 통제되고 학교도 휴교

많은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림청은 17일 오전 6시 30분을 기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100년 빈도 물폭탄에 충남 곳곳 범람·침수…기찻길·도로 통제

(서산=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산시 성연면 성연 삼거리가 물에 잠겨 있다. 밤사이 서산에서는 시간당 114.9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100년에 1번 발생할 수 있는 강우량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2025.7.17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탈면 토사가 흘러내린 대전당진고속도로 면천IC 부근 양방향이 통제되면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토사 제거가 완료돼야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해미IC∼서산IC 구간도 통행을 차단했다고 도로공사는 발표했다.

폭우 영향으로 일반열차 운행도 일부 중단됐다.

코레일은 이날 오전 4시 30분부터 경부선 서울역에서 대전역 간 일반 열차의 운행을 일시 중지했다. KTX는 전 구간 운행 중이다.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서화성역 일반열차 운행도 멈춘 상태다.

1호선 전동열차는 평택역에서 신창역까지 구간이 일시 운행 중지된다. 연천에서 평택역 간 열차는 정상 운행 중이다.

비 피해가 심각한 서산, 아산, 예산, 홍성 등 충남 5개 시군 모든 학교는 일괄 휴교 결정을 내렸다.

당진정보고는 빗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며 학교 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탑동초등학교 역시 운동장이 성인 발목 높이까지 침수돼 정상적인 등교가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정미초와 용연유치원도 진입로 일부가 물에 잠겨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 침수·산사태 우려 속 충남 주민 124명 대피

밤사이 쏟아진 폭우에 충남지역 주민들의 대피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부여, 서천 등지의 84가구·124명이 인근 마을회관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당진천 주변 일부 지역이 침수되면서 인근 주민 50명이 당진초등학교에 머물고 있고, 주택 침수가 우려되는 서천군 서면 도둔리 마을 주민 3명은 마을회관으로 몸을 피했다.

많은 비가 내렸지만, 앞으로 더 많은 비가 예보돼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산에서는 한 침수 차량에서 5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 3시 59분께 서산시 석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이 물에 잠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오전 5시 14분께 한 침수 차량에서 탑승자 3명을 구조했으며, 이어 오전 6시 15분께 인근에 정차돼 있던 다른 침수 차량에서 심정지 상태의 50대 남성을 발견해 서산의료원으로 긴급 이송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끝내 숨졌다.

기상청은 오늘 시간당 20~60mm 내외의 매우 강한 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충남권에 호우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늘 50~150mm, 많은 곳은 180mm 이상 내리겠다"며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게 내리기 때문에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면서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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