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사회주의자’로 평가받는 정치 신성의 등장에 월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바로 34세 정치인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이다. 그가 주택 임대료 동결, 무상 버스 등의 공약을 내걸고 민주당 뉴욕시장 예비선거에서 깜짝 승리하자 기업들의 뉴욕 탈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주요 언론들은 맘다니 후보가 민주당 뉴욕시장 경선에서 승리하자 “월가가 공황에 빠졌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전날 맘다니 의원은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를 약 10%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그는 11월 뉴욕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현직인 에릭 애덤스 시장과 경쟁하게 된다. 애덤스 시장은 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무소속으로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뉴욕 재계와 월가는 즉각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 기업인들이 수차례 비공개 통화를 갖고 그의 낙선을 위해 약 2,000만 달러를 모금해 외부 단체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허드슨베이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인 샌더 거버는 “170명의 직원 중 일부로부터 퇴사를 고려하고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맘다니가 당선되면 최근 월가 금융기업이 플로리다주로 이주하는 추세와 맞물려 기업들의 뉴욕 이탈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경에는 맘다니의 ‘친서민·반기업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민간임대주택 임대료 동결 ▲무상 보육 ▲시립 소매점 설립을 통한 식료품 가격 인하 ▲무상 버스 등을 공약했다.

문제는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100만 달러 이상 고소득자의 세금 인상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터스크벤처스의 CEO인 브래들리 터스크는 “뉴욕이 한때 매우 번영했던 도시들인 디트로이트나 볼티모어처럼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