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원에선 고혈압인데, 실제로는 정상… 가짜고혈압 구분하려면

2025-06-13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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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고혈압 아닌 ‘가면 고혈압’

▶ 심리적 원인… 가정 측정 중요

실제로는 고혈압인데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가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반대로 병원에서 측정할 때는 고혈압으로 나왔으나, 일상생활에선 정상 혈압인 경우를 ‘백의 고혈압’이라 부른다. 가면·백의 고혈압 유병률은 각각 10% 안팎이지만 당뇨병 등을 앓는 고위험군의 경우 20~30%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제각각인 이유는 왜 그런 것일까.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원인이 크다고 말한다. 분당제생병원 심장혈관내과 오민석 과장은 “백의 고혈압의 경우 혈압이 높게 나오지 않을까, 병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불안감이 자극한 자율신경계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하게 된다는 얘기다.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전에 병원에 오자마자 혈압을 잴 때, 혈압 측정 직전에 커피를 마시거나 흡연을 하는 경우에도 혈압이 실제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가면 고혈압은 반대의 경우다. 오 과장은 “가면 고혈압이 있는 이들을 보면 여러 번의 혈압 측정값 중 가장 낮게 나온 수치를 내 몸의 실제 혈압이라고 믿고 정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혈압은 오전에 잴 경우 평균보다 높고 야간에는 평균보다 낮게 측정되는데, 낮게 측정될 때의 혈압을 실제 혈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가짜 얼굴’이란 뜻의 가면이란 말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면 고혈압은 실제로는 고혈압이므로 고혈압에 따른 심혈관 질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은 동맥의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은 만성질환으로 심장이 혈액을 온몸에 보내기 위해 관 벽에 가하는 압력이 높아진 상태로, 고혈압을 방치할 경우 심장 부담이 커져 심부전과 부정맥,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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