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대통령 “합의 실패로 불공정 계속되면 업계 보호조처 발표”
▶ 캐나다 총리 “美 산업에도 해롭다”…최대 노조, 정부에 맞불관세 촉구
북미지역에서 미국과 함께 강력한 블록경제 통상 질서의 거대한 축을 이루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 50% 관세 부과'에 반발하며 맞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은 북미 3국간 무(無)관세 자유무역의 근거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이행사항 검토를 앞두고 '합의를 통한 현상 유지'에 집중하되 경우에 따라선 맞불관세라는 강공 모드로 전환해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철강 등에 대한 50% 관세는) 매우 불공정하며 부당한 조처"라며 "적절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업계 보호를 위해 대응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단순히 눈에는 눈 차원의 대응이 아니라, 우리 산업과 고용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혀, '맞불 관세 부과 카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뉘앙스를 숨기지 않았다.
멕시코 대통령은 USMCA를 언급하며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부품이 국경을 자유롭게 오가듯 마찬가지로 철강과 알루미늄도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고 짚은 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50% 관세는 지속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입장에서 멕시코(12.9%)는 캐나다(16%), 중국(15.4%)에 이은 철강 3위 수입 대상국이다.
북부 국경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 생산 라인이 밀집한 멕시코 역시 미국산 철강을 대거 수입하고 있다.
멕시코 경제부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3년 기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의 대(對)멕시코 흑자 규모는 68억9천700만 달러(10조원 상당)에 달한다.
멕시코 대통령은 "현재 우리 정부의 우선순위는 멕시코 근로자 고용을 보호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철강 업계를 보호하는 일"이라며 "50% 관세는 업계에 매우 큰 타격을 입힐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다음 주쯤에 우리의 대답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기존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올린 미국의 조처를 "부당하고 불법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캐나다 산업에 뿐만 아니라 미국 산업에도 해롭고 미국 노동자에게도 좋지 않은 정책"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캐나다 최대 노동조합으로 꼽히는 유니포(UNIFOR)가 성명을 내고 "정부는 제조업 부문을 방어하고 무역 분야에서 고조되고 있는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체 없이 행동해야 한다"며 '보복 관세 부과'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알루미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다. 수출 규모는 나머지 상위 10개국 물량을 합친 것보다 2배 가량 많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