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국방장관 “군함서 동성애 인권운동가 이름 떼라” 지시

2025-06-03 (화) 05:37:59
크게 작게

▶ 한국전 참전했던 하비 밀크…다양성 정책 폐기 일환

미 국방장관 “군함서 동성애 인권운동가 이름 떼라” 지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로이터]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동성애 인권운동가인 하비 밀크의 이름을 붙인 군함의 명칭을 바꿀 것을 지시했다고 로이터·AP통신이 3일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의 명령에 따라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이 해당 군함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 소규모 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아직 새 명칭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번 달 중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하비 밀크는 동성애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대학 졸업 후 해군에 입대해 한국 전쟁에 참전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해군에서 강제 퇴역했고 이후 1970년대 동성애자 인권운동에 투신했다.

1977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의원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암살당했다.

군함에 밀크의 이름을 붙이기로 한 결정은 2016년 내려졌으며 2021년 미 해군 군사해상운송사령부 소속 '존 루이스 급(級)' 급유선 중 한 척에 이 이름이 붙었다.

이번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트랜스젠더 군인의 군 복무를 사실상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트랜스젠더 신병 모집을 중단하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에는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자진 신고한 군인 1천명을 즉시 전역시키기로 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밖에도 미 해군은 하비 밀크 외에 다른 군함의 이름도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CBS 방송이 전했다.

이 중에는 흑인 최초의 대법관 서굿 마셜, 진보성향 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이름을 딴 군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션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헤그세스 장관은 모든 국방부 시설과 자산에 붙여진 이름이 군통수권자의 우선순위, 미국의 역사, 전사적 정신을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