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로이터]
독일 정부가 미국 빅테크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디지털세가 미국 업체들에 대한 차별이라고 비판해 왔다.
볼프람 바이머 독일 문화장관은 29일(현지시간) 주간지 슈테른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이 높은 마진율로 독일에서 수십억 유로의 수익을 올리고 우리나라 미디어와 문화적 성취, 인프라의 큰 혜택을 받고 있다"며 "독일은 플랫폼 특별부과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머 장관은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둔 테크기업을 겨냥해 "대형 플랫폼들이 교묘하게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독일은 미국 기술 인프라에 의존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도입된 오스트리아 디지털세가 최종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가격 변동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10%의 세율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는 전세계 매출이 7억5천만유로(1조1천700억원) 이상, 오스트리아 내 매출이 2천500만유로(390억원)를 넘는 테크기업에 온라인 광고로 올린 매출의 5%를 디지털세로 부과하고 있다.
변변한 자국 인터넷 플랫폼이 없는 상당수 유럽 국가는 구글 등 미국 기업에 디지털세를 걷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프랑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튀르키예·영국 등 6개국의 디지털세를 무역법 301조에 따라 조사할지 판단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도 디지털세를 문제 삼아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도로 디지털세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각국이 일단 물러섰다. 그러나 OECD 합의가 지연되자 일부 국가가 디지털세를 다시 도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