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기죄 유죄판결을 받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크리슬리 노우즈 베스트'의 주인공인 크리슬리 부부를 사면하기로 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크리슬리 부부의 딸에게 전화로 사면 방침을 전달했다.

크리슬리 부부는 지난 2022년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지역 은행에서 위조 서류를 이용해 3천만 달러(약 412억원)를 대출받은 뒤 파산 신청을 해 2천만 달러(약 275억원)를 갚지 않아 유죄판결을 받았다.

미국 남부 부동산개발업자의 화려한 삶과 일상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한 크리슬리 부부는 수입을 숨기고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사기와 함께 탈세 등의 혐의도 받은 남편에겐 12년 형, 부인에겐 7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크리슬리 부부 측은 불공정한 사법 시스템의 희생자가 됐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검찰 표적 수사의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선 부부의 딸이 연설자로 등장해 다양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과 자기 가족을 비교하기도 했다.

부부의 딸은 "조지아주에서 가장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의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고, 검사는 부모님을 '남부의 트럼프'라고 불렀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현재 연방 교도소에 수감 중이지만, 부인은 감형을 통해 형량을 채우고 출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1년 연방의회 폭동 사건 가담자 대다수를 사면한 데 이어 최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보수파 및 지지자들에 대한 사면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전날에는 뇌물과 사기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은 버지니아주의 보안관을 사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법무부를 '부패했다'고 규정한 뒤 "연방과 도시, 주 법원에서 극좌나 진보 판사들이 헌법과 증거 원칙이 아닌, 자신들이 원하는 증거만 허용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