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율 내리고 1건당 고정세액은 100달러 유지…14일부터 적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중국과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한 미국이 중국발 소액 수입품에 적용하던 관세율도 대폭 낮추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오는 14일부터 중국발 800달러(약 114만원) 미만 소액 소포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현행 120%에서 54%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소포 1건당 100달러(14만2천500원)인 고정 세액은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내달 1일부터 200달러로 올리기로 한 계획은 취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이 명령은 미국 시간으로 14일 0시 1분에 발효된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발송된 800달러 미만 소포의 경우 물건 가격의 54%를 관세로 내거나 고정 세액 100달러를 내게 된다.
앞서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은 800달러 미만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해주던 '소액 면세 제도'(de minimis)를 5월 2일부터 폐지하고 30%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발 소액 소포 관세는 이후 90%, 120%로 올라 지난 2일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관세율을 적용하는 대신 택할 수 있는 고정 세액도 처음에는 화물 1건당 25달러였다가 시행 시점인 2일에는 100달러로 올랐고 내달부터는 200달러로 인상될 예정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발 소액소포 관세 인하 조치는 앞서 이날 미국과 중국이 그동안 서로 경쟁하듯 부과해 온 초고율 관세를 한시적으로 대폭 낮추자고 합의한 데 뒤이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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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국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중은 지난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연 뒤 12일 양국이 서로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공동성명에는 소액소포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이번 조치로 소액 면세 제도 폐지로 직격탄을 맞았던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업체들이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는 그동안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을 이용해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초저가 상품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해왔다.
테무·쉬인 등이 주도한 중국발 소액 소포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 폭발적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미국에 들어오는 소포 중 면세 채널로 들어오는 소포가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 중 60%는 중국발로 파악됐다.
이러한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은 또한 '좀비 마약'이라고 불리는 펜타닐 등의 원료를 밀반입하는 통로로 활용됐다는 의심을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중국발 소액 소포에 면세 혜택을 없앨 때도 이를 명분으로 삼았다.
한편 앞서 제네바에서 발표한 미중 합의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펜타닐 유입 문제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2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