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 지갑 월급쟁이, 실제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은 늘어”
▶ 수첩에 메모하며 발언 경청… “주거·직장 이격 문제, 매우 신경써야 할 부분”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에 참석해 직장인들의 고충을 듣고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4.30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30일(한국시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첫 일정으로 직장인 간담회를 열고 참석자들의 고충을 경청했다.
이날 넥타이를 매지 않은 회색 정장 차림으로 간담회장에 등장한 이 후보는 수첩과 펜을 들고 직접 참석자들의 발언을 메모했다.
직장인들의 생활과 직결된 근로소득세, 퇴직연금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즉석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월급이 명목상으로 오르긴 하는데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안 그래도 월급쟁이들은 '유리지갑'이라고 해서 명목상 임금이 오르면 과세표준이 오르고, 그러면 세율이 올라서 실제 월급은 안 오르는데 세금은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퇴직연금도 거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데 그것도 연금 수준으로 좀 올려주면, 그런 것들을 계속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정부의 절세 계좌 정책이 바뀌어서 뭘 믿고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이 대표는 "억울한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되니 알아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또 "대한민국은 절대 노동시간이 너무 길다. 줄여야 한다"며 "노동시간이 길다고 생산성이 높은 시대는 지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고도성장 사회라 취업만 하면 평생 정년까지 보장이 됐는데, 지금은 이게 바뀌어서 직업이 매우 불안정해졌다"며 "요즘 세대들한테 비해 너무 좋은 세상을 살아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직장인들의) 주거 문제가 제일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 참석자가 서울에 와서 취업하려면 한 달 월세가 최소 50만, 60만원씩 내야 한다, 살기가 어렵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주거와 직장이 많이 이격돼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는 게 쉽진 않지만, 매우 신경써야 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결혼을 앞둔 20대 예비 신랑,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30대 워킹맘, 은퇴 준비를 시작하는 40대 맞벌이 남편 등 다양한 상황에 놓인 직장인들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참석자들과 웃으며 대화를 나누거나 농담을 건넸고, 대표 정책 브랜드인 '잘사니즘'에서 나온 단어인 '잘사니스트'로 즉석에서 오행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