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단속국장 “불체자 추방 아마존처럼 신속히…AI도 활용해야”

2025-04-09 (수) 04: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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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 차르는 “군경이 할 일 빼고 전부 외주 맡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추방 작전의 최전선에 있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수장이 이른바 '아마존 프라임식' 신속 추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9일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대행은 전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2025 국경안보 엑스포에서 "우리는 이걸 기업처럼 다루는 데 능숙해질 필요가 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아마존) 프라임처럼 말이다"라고 말했다.

아마존 프라임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구독형 멤버십으로 추가비용 없이 구매한 물품을 이틀 내에 신속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각지에 물류센터를 구축, 거미줄처럼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해 놓았는데, ICE도 이와 마찬가지로 불법체류자들을 트럭에 실어 한 데 모은 뒤 지체 없이 국외로 추방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언스 국장대행은 인공지능(AI) 등 선진기술을 활용, 불법이민자를 임시로 가둬둘 수용소와 추방용 항공편 운영을 더욱 효율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불법이민자에 의한 '선거사기'를 찾아내기 위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와 협력, 사회보장번호(SSN) 조회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 행사에선 라이언스 국장대행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차르' 톰 호먼 등 고위당국자 다수가 연사로 나섰는데 이들 역시 이민자 추방 절차를 기업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먼은 "'배지와 총'(badge and gun·법집행기관)이 해야 할 일을 하도록 하고, 나머지는 전부 외주에 맡기자"면서 이민자 추방 과정에서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듯 이날 행사에는 미국 내 군산복합체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20일 취임 직후 일련의 행정명령을 통해 반(反) 이민 정책을 본격화했다.


이에 따라 합법적 지위 없이 미국에 머무는 모든 외국인이 추방 대상이 됐고,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일시 체류를 허용받은 90만명이 넘는 이주민들도 대부분 쫓겨날 처지가 됐다.

미국 내 라틴계 단체 미헨테(Mijente) 소속 활동가 신시아 로드리게스는 "아마존 같은 속도로 추방을 자동화하겠다는 건 (이민자 사회에) 미치는 피해를 더욱 크게 할 것"이라면서 "이런 정책들은 잔인하고 무모하며 안전이 아니라 (백인) 우월주의와 탐욕에 주도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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