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의원, ‘무박2일’ 트럼프 비판 발언…68년만에 상원 신기록

2025-04-01 (화) 10: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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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 부커, 1957년 서먼드가 세운 24시간18분 넘어 25시간5분 연설

▶ “트럼프·머스크, 법치주의·헌법·국민 무시해 나라 위기”

민주의원, ‘무박2일’ 트럼프 비판 발언…68년만에 상원 신기록

마라톤 발언 중인 부커 의원 [로이터]

민주당의 한 상원의원이 1일 상원 회의장에서 역대 최장 발언 기록을 세우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무박 2일' 동안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코리 부커 의원(55·뉴저지)이다.

3선 상원의원인 그는 지난달 31일 저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가 법치주의, 헌법, 미국 국민의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면서 상원 본회의에서 발언할 것임을 예고한 뒤 같은 날 오후 7시께 발언대에 올랐다.


부커 의원은 그로부터 만 하루가 넘도록 발언을 이어갔다. 1일 오후 7시19분을 넘기며 1957년 스트롬 서먼드 당시 상원의원이 세운 24시간 18분의 종전 상원 최장 발언 기록을 넘어섰고, 결국 시작한지 25시간 5분만에 연설을 종료했다. 68년만에 새로운 기록을 세운 셈이다.

동료 의원이 기록 경신 사실을 알리자 상원 회의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부커 의원은 잠시 이마의 땀을 닦고 "생리적인 비상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40분 이상 발언을 더 이어갔다.

그는 지난달 31일 연설을 시작하면서 "저는 진심으로 이 나라가 위기에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일어섰다"라면서 "물리적으로 가능할 때까지 정상적인 상원의 업무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그는 이후 의료, 교육, 이민, 국가 안보 등의 주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구 및 일반 시민의 편지, 언론 보도, 유명 연설문 등도 이 자리에서 읽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부커 의원은 발언 시간 동안 화장실을 가거나 음식물을 먹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다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발언자인 부커 의원을 상대로 질문을 할 때는 단상에서 발언을 멈추면서 일종의 휴식을 취했다.


상원은 토론 발언에 대해서는 발언 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있으며 부커 의원의 발언도 이런 의사규칙을 활용한 것이다.

부커 의원이 특정한 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마라톤 발언에 나선 것이 아닌 만큼 이른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상원의 종전 최장 발언 기록 보유자인 서먼드(1902∼2003) 전 의원은 1957년 민권법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를 벌였다.

흑인 민권운동의 아이콘인 고(故) 존 루이스 전 하원의원(1940∼2020)을 '멘토'로 삼고 있는 부커 의원으로선 정치적 입장이 정 반대편에 서 있었던 선배 의원의 기록을 깬 것이었다.

부커 의원은 2013년 상원에 처음 입성했을 때부터 서먼드의 기록을 의식해왔으며, 상원 회의장 근처에 서먼드의 이름을 딴 방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늘 괴로웠다고 토로해왔다.

부커 의원은 이날 멘토인 루이스 전 의원의 이야기로 '최장 발언'을 마무리했다.

부커는 루이스가 민권운동에 참여하던 시절 잔인한 구타를 당하면서도 '무언가 해야 한다'고 말했었다면서 "그는 우리에게 몇몇 '좋은 트러블(trouble·문제)', 필수적인 트러블을 일으키고, 이 나라의 영혼을 회복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루이스 전 의원이 살아있었더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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